원래는 이 식당을 알아보고 간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 발견하게 된 맛집이다. 그런데, 사실 맛집 포스팅이란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게, 나도 전에 몇 번 한국 맛집을 올렸었는데, 사람 입맛이란게 다 달라서 몇개 달리지도 않는 댓글에서 악플이 몇 번 달렸어서 사실 그동안 식당 리뷰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그런데 뭐, 이건 여행 후기 겸 그냥 남기는거라서 부담 없이 써보려고 한다.
사실, 포르투갈 가정식도 뭔지 잘은 모른다. 그런데 느낌이 가정식이라서 제목도 가정식으로 했다. 내가 현지 사람 집에 초대받은 것도 아니지만, 감자, 밥 이런게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음식은 맞는 듯. 일단 식당은 Confeitaria Favi. 번역하면 '과자류'다. Confeitaria는 제과. Favi는 검색이 잘 안되는거 보니 식당 주인 이름인가. 여튼. 밖에서 지나갈 때는 간단한 빵 같은거 팔고 하는 카페인줄 알았는데, 메뉴를 보니까 점심 메뉴들도 있길래 한 번 들어가봤다. 사실 가격이 너무 싸서 들어갔다.
첫째 날 방문
이 날은 아무것도 잘 몰라서 그냥 계란, 해산물, 고기 요리를 시켰다. 한 접시에 밥이랑 같이 주는 이런거를 뭐라고 하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면도 시켜먹고 하는 거 같던데 우린 잘 모르니까. 서빙 하시는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 못하시지만 주인 아저씨가 영어를 하셔서 주문 이외에 다른 걸 물어보거나 하는 건 문제 없었다. 마실건 역시나 세온이를 위한 오렌지쥬스만 시켰고, 밥을 다 먹고 세온이 자는동안 우리는 에프스레소랑 뭔지 잘 모르는 디저트를 시켰는데, 이게 대박이었다! 오는동안 아내랑 투닥투닥 했었는데, 한 입 먹자마자 달콤한 그 맛에 미소를 절로 불러 화해를 하게 하는 맛! 디저트 종류는 벽에 3개가 있는데, 치즈케이크, 스윗 무스, 나타스 두 세우(Natas do ceu). 우리가 시킨 게 바로 '나타스 두 세우'다. 엄청 배부르게 먹고 나서도 18유로. 다음 날 영수증과 비교를 해 보니 에스프레소 0.7유로씩 1.4유로가 첫 날은 계산에서 누락된 걸 나중에 알았다.
둘째 날 방문
어제 너무 배불러서 오늘은 좀 다르게 시키기로 했다. 메인메뉴를 하나 빼고 스프를, 그리고 디저트는 두개로. 음... 더 많이 시킨 것 같은...?ㅋㅋ 어제 왔던 우리를 기억해 주시고 아저씨께서 오늘의 추천요리를 말하신다. white fish가 괜찮다고 해서 일단 시키고, 고기도 어떤 부위가 오늘 괜찮다고 하면서 추천을 하시면서 갈비뼈를 만지시는데 어딘디 도통 모르겠다. 마트에서도 느꼈던건데, 부위들 이름을 모르니까 제대로 고기를 살 수가 없었다. 결국 티나는 삼겹살(오겹살) 빼고는 그냥 고기...ㅎㅎㅎ 아저씨께서 접시를 가져와보신다고 하셨는데 딱 보니까 오겹살구이. 바로 시켰다.ㅋㅋㅋ 역시나, 모든 메뉴들이 성공적. 스프는 야채스프가 괜찮다고 하셔서 시켰는데 호박도 들어갔는데 호박죽+감자+각종야채 맛이 났다. 생선은 진짜 부드럽고 심심하니 괜찮았고, 오겹살도 진짜 맛있었다. 디저트는 어제 먹었던 나타스 두 세우랑 스윗 무스를 시켰는데, 이건 레몬과 초코가 있다고 하셔서 레몬으로 했다. '리몬' 발음을 하셔서 내가 계속 못알아 들으니 이것도 역시 보여주셨다.
내가 이렇게 블로그에 쓴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갈지 모르겠지만, 포르투에 가면 꼭 다시 가고 싶은 음식점이다. 누군가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추천해주고 싶기도 하고. 관광지에서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우버 타고 2-3유로정도면 가서, 왕복 비용 합산 하더라도 관광지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 아침 7시 반 오픈이라 마지막날 아침을 먹고 공항 갈까 했는데, 빠듯해서 못 간게 조금 아쉽긴 하다.
아침먹을 일이 있으면 가도 되고, 나타스 두 세우 먹으러 가도 되고, 삼겹살(오겹살)을 진짜 저렴하게 먹고 싶을 때 가도 되고, 그냥 가성비 맛집이다. 첫 날은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갔고, 둘째 날은 조금 전에 갔는데, 딱 점심시간때는 사람들이 가득 차는 것 같다. 현지인들로만. 피해서 가면 편하긴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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