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은 언덕도 많지만, 좁은 골목길 언덕에 돌로 된 도로가 많다.
평지도 간혹 돌로 된 도로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걸어다닐 때는 운치가 있지만 캐리어가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첫날 밤에 택시 내려서 50m정도 이동하는데도 캐리어가 잘 끌리지 않아 진짜 고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버를 타고 이동할때도 돌로 된 도로에서는 승차감이 당연히 좋지 않다. 그래서 벤츠든 폭스바겐이든 르노든 뭐든간에 좋은 차 탔을 때의 그런 느낌도 전혀 없었다. 어제, 호카곶 투어를 다녀오면서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쯤, 가이드에게 왜 리스본의 이런 오래된 도로를 바꾸지 않냐고 물어보니 3가지를 대답해주었다. (오, 내가 좋아하는 3가지...ㅋㅋ)
1. 비용 문제
정확한 금액이나 이런 것을 얘기해준 것은 아니었지만 첫번째 이유는 돈이 들어서란다. 여긴 직접적인 공사비 뿐 아니라, 일방통행도 많고, 트램이 다니는 길까지 돌로 되어 있어서 이런저런 간접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트램을 운행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기회비용, 공사 기간동안 유발되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비용 같은 것 까지. 그리고 어쩌면, 내 생각인데 관광객에게 덜 매력적으로 보여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리스본의 '상징'과 같은 것인데 그걸 다 없애버리는 거니까.
2. 안전 문제
돌로 된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는 차들이 속도를 잘 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안전하다고. 책에서 봤는데, 리스본의 운전자들은 난폭운전을 하는 편이라고 한다. 시내에서도 속도를 높이고 고속도로에서도 안전속도보다 더 높게 다닌다고. 일주일 정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우버 기사들도 운전을 시원시원하게(...) 했다. 재밌는건, 그래도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하면 양보는 잘 해주고 경적도 울리지 않는다는 것. 호카곶에 다녀오는 가이드 기사도 고속도로에서는 110km/h로 시원시원하게(...) 달려서 금방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런데 돌로 된 길에서는 아무래도 울퉁불퉁하니까 좀 더 조심하게 될 거고, 속도도 10km/h라도 더 줄이지 않을까.
3. 배수 문제
비가 왔을 때 포장된 도로보다 돌로 된 도로가 물이 더 잘 빠져서 그냥 두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돌 사이사이로 빗물이 빠지면서 포장된 도로에서 물 흡수가 덜 되는 것 보단 나을 듯. 일주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준비해 온 우산과 세온이 우비는 그대로 다시 포르투로 이동할 가방에 넣어놨는데, 어떻게 우린 운 좋기 비오는 날을 보지 못했지만, 리스본은 흐린날도 많고 비오는 날도 많다고 했다. 에어비앤비 숙소 벽면 방명록에는 작년 12월에 왔던 한국인 여자분들이 '비를 몰고다닌 여자들'이라고 써 놓은 것을 보면 비가 올 때는 많이 오기도 하나보다. 여튼, 비가 오면 얼만큼 오는지 모르겠지만, 돌로 된 길이 이럴 때는 포장도로보다 배수를 원활하게 하니까 장점인 것 같다.
캐리어만 없다면 리스본의 이런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운치있는 일이다. 아, 가끔 돌이 파인 곳도 있으니 조심하기도 해야겠다. 난 넘어질 뻔 했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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