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 리스본,포르투

리스본 돌바닥을 포장하지 않는 3가지 이유

inhovation 2020. 2. 8. 03:40

리스본은 언덕도 많지만, 좁은 골목길 언덕에 돌로 된 도로가 많다.

바로 이렇게 생긴 돌 바닥! 맨들맨들한 그런 타일은 아니고, 돌 조각들로 도로 포장을 한 길.

평지도 간혹 돌로 된 도로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걸어다닐 때는 운치가 있지만 캐리어가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첫날 밤에 택시 내려서 50m정도 이동하는데도 캐리어가 잘 끌리지 않아 진짜 고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버를 타고 이동할때도 돌로 된 도로에서는 승차감이 당연히 좋지 않다. 그래서 벤츠든 폭스바겐이든 르노든 뭐든간에 좋은 차 탔을 때의 그런 느낌도 전혀 없었다. 어제, 호카곶 투어를 다녀오면서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쯤, 가이드에게 왜 리스본의 이런 오래된 도로를 바꾸지 않냐고 물어보니 3가지를 대답해주었다. (오, 내가 좋아하는 3가지...ㅋㅋ)

 

1. 비용 문제

정확한 금액이나 이런 것을 얘기해준 것은 아니었지만 첫번째 이유는 돈이 들어서란다. 여긴 직접적인 공사비 뿐 아니라, 일방통행도 많고, 트램이 다니는 길까지 돌로 되어 있어서 이런저런 간접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트램을 운행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기회비용, 공사 기간동안 유발되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비용 같은 것 까지. 그리고 어쩌면, 내 생각인데 관광객에게 덜 매력적으로 보여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리스본의 '상징'과 같은 것인데 그걸 다 없애버리는 거니까.

 

2. 안전 문제

돌로 된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는 차들이 속도를 잘 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안전하다고. 책에서 봤는데, 리스본의 운전자들은 난폭운전을 하는 편이라고 한다. 시내에서도 속도를 높이고 고속도로에서도 안전속도보다 더 높게 다닌다고. 일주일 정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우버 기사들도 운전을 시원시원하게(...) 했다. 재밌는건, 그래도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하면 양보는 잘 해주고 경적도 울리지 않는다는 것. 호카곶에 다녀오는 가이드 기사도 고속도로에서는 110km/h로 시원시원하게(...) 달려서 금방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런데 돌로 된 길에서는 아무래도 울퉁불퉁하니까 좀 더 조심하게 될 거고, 속도도 10km/h라도 더 줄이지 않을까.

 

3. 배수 문제

비가 왔을 때 포장된 도로보다 돌로 된 도로가 물이 더 잘 빠져서 그냥 두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돌 사이사이로 빗물이 빠지면서 포장된 도로에서 물 흡수가 덜 되는 것 보단 나을 듯. 일주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준비해 온 우산과 세온이 우비는 그대로 다시 포르투로 이동할 가방에 넣어놨는데, 어떻게 우린 운 좋기 비오는 날을 보지 못했지만, 리스본은 흐린날도 많고 비오는 날도 많다고 했다. 에어비앤비 숙소 벽면 방명록에는 작년 12월에 왔던 한국인 여자분들이 '비를 몰고다닌 여자들'이라고 써 놓은 것을 보면 비가 올 때는 많이 오기도 하나보다. 여튼, 비가 오면 얼만큼 오는지 모르겠지만, 돌로 된 길이 이럴 때는 포장도로보다 배수를 원활하게 하니까 장점인 것 같다.

 

에어비앤비 숙소 앞을 내려가는 길. 돌길도 돌길이지만 경사도 가파르다. 차는 내려가는 방향으로만 일방통행
보도블럭은 타일이고 멀리서 오는 방향 일방통행 찻길은 포장도로. 산타아폴로니아역 옆길
골목길 내려가는 계단도 돌로 되어 있다.
트램이 다니는 길이라고 해서 돌길이 아니라는 법은 없다.
다행히(?), 당연히 고속도로는 포장도로
인도는 돌로, 차도는 약간 포장되어있고 옆은 타일로 마감(?)
아내가, "차 다니는 길 아니지?" 했는데 차가 올라온다.

캐리어만 없다면 리스본의 이런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운치있는 일이다. 아, 가끔 돌이 파인 곳도 있으니 조심하기도 해야겠다. 난 넘어질 뻔 했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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