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세온하온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00일(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inhovation 2017. 4. 4. 23:44

2017.2.24.금 (생후 100일)


100일의 기적은 없었다. 누가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잔다고 했던가? 어떤 분은 '우리 아이는 50일 때부터 통잠 자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우리 아이는 100일이 되어서도 통잠은 없었다. 누군가는 수면교육을 안 시켜서 통잠을 못잔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수면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 수면교육에 대해서 많이 찾아본 것도 아니긴 하지만, 아는 분께 얼핏 듣기로는 수면교육 시킬 때 아이도 많이 울고 부모도 힘들다고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수면교육은 따로 시키지 않기로 했다. 몇 달 전에 비하면 수면 시간도 점차 늘어나고, 물론 통잠은 없지만, 점점 괜찮아 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00일이 되면 통잠을 자진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100일날 무슨 일이 있었는가? 우선 유난히도 일찍 깼다. 새벽 4시 반. ... 분유 먹고 한 시간 넘게 놀았다. 6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재우고 한시간 남짓 추가 수면. 이대로 출근.
퇴근 후. 세온이가 졸려하는 것 같아서 밤 8시부터 재우려고 노력했지만 11시가 되도록 잠을 안 잔다. 아내는 잠 들지 못하는 아이를 안고 계속 돌아다니고만 있다.


생후 100일. 우리에게 100일의 기적'따윈' 없었고 대단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 생긴 새벽형 아기 때문에 더욱 피곤한 100일 아침을 맞이했다. 이건 뭐 100일 전으로 reset 되는 것 같은. 아, 너 새벽 4시 27분에 태어났지. ... 이렇게 세온이의 100일은 숫자적인 대단함 말고는 전혀 새롭지 않았다. 막 통잠을 자서 '이런게 100일의 기적이구나'를 기대했던 우리 부부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ㅋㅋ 아내 왈, 시간이 은근 빠르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든 통잠을 자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 마냥 고맙기만 하다고. 그치. 시간이 참 빠르지. 생후 몇일인지 세는 것도 1자리에서 2자리로, 2자리에서 이제 3자리로, 긴 시간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참 빨리도 지나왔다. 이제 3자리를 3년 정도는 가져가야 한다. 999일까지.


그럼, 1000일의 기적은 있을까? 1000일. 가늠이 안된다. 그 때, 세온이는 걷기도하고 뛰기도 하겠지. 아직 이유식도 시작하지 못했지만, 그 때에는 내가 해 주는 맛있는 '어른음식'도 같이 나눠 먹을 수 있을까? 1000일의 기적. 기적은 빼자. 우리 아이에게 무슨 '특별한' 기적만을 바라면서 살겠는가. 아내의 말마따나 건강히 자라고 있는 하루하루가 우리 부부, 그리고 세온이에겐 기적같은 하루이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줘서 고맙다, 세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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