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방탕아인가, 은둔의 황태자인가? 김정남 육성 고백!

inhovation 2016. 3. 3. 20:26

No. 141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

고미 요지 지음

이용택 옮김

이영종 감수

중앙M&B 펴냄

 

  살이찐 몸매. 지저분한 수염. 편안한 남방에 빵모자. 책의 표지에서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는 김정남의 모습은 상당히 친근해보인다. 아마 지은이 고미 요지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일본인 기자인 고미 요지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 주고 받은 이메일,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기록해 놓은 책이다. 6개월 전에 나온 책이니 북한 관련 책 중에서 상당히 따끈따근하다고 할 수 있겠다. 원문의 내용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실어서 책을 읽다보면 김정남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책을 통해 김정남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그의 성격이나 생각들을 알게 되고 그동안 언론에서 오보되어 온 내용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먼저 놀란 것은 김정남이 3대 세습을 반대한다는 것과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3대 세습은 북한이 망하는 지름길이며 현 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개혁개방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김정일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아마 이런 것은 그의 긴 유학생활과 해외생활을 통해 머릿속에 자리잡혔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그가 이러한 내용을 아버지 김정일에게 말했다가 눈밖에 났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밖으로 겉돌며 3대 세습에서 밀려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생각한 점은, 김정남이란 '사람'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고미 요지와 주고 받은 이메일을 통해서 보니 농담도 잘 하고 ㅋㅋ같은 유행어도 쓰고 현대감각을 잘 따라가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북한의 폐쇄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앞에서 말했던 것 처럼 해외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김정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김정남이 김정일 사후 북한의 지도자가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책을 통해 김정남이 언급한 대로 개혁개방의 길을 추진하며 준비했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남북관계는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중국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북한에 개입을 하였을까?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책에서 김정남이 계속해서 언급했던 것 처럼, 북한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오히려 개혁개방이 급하게 추진되지 않는것이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상당부분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와 북한과의 관계가 제일 큰 문제로 걸리지 않을까. (어쩌면 김정남이 됐으면 현 정부와 잘 협력했을 수도...? 상당히 복합하군;;;ㅠㅠㅋ) 

 

  조금 깊게 들어갔는데,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오면, 흥미를 갖고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김정남에 대해 소상히 다루고 있고 김정남의 인간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이랄까. 여러가지 북한에 대한 몇가지 정보도 있고, 괜찮다.ㅎ^^


2012년 7월 2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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