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3일 월요일
늦게 일어났다. 해가 중천에 뜬 다음에 일어났다. 어제의 긴 여정이 피곤하긴 했는가 보다. 라스베가스에 머무른지도 5일이나 되었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있다. 바로 24시간 무제한 뷔페를 이용해 보는 것이 우리의 할 일 목록에 남아있다. 내일은 그 동안 정들었던 라스베가스를 떠나는 날이고, 그 동안 수고했다는(?) 의미로 오늘은 우리에게 실컷 먹을 수 있는 선물을 하기로 했다.
그 동안 라스베가스에 있으면서, 아니 사실 LA든 샌프란시스코든, 어디에 있든지 간에 제일 고민이 되었던 것이 바로 '뭘 먹을까?'였다. 뭐, 성경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의 고민은 '어떤 것을 먹을까?'였다. 먹고 싶은 것을 무작정 먹자니 돈이 부족하고... 뭐 이런 가난한 여행객의 입장에서 먹거리는 계속 고민이 되었다. 라스베가스를 돌아디니면서도 24시간 뷔페 광고를 많이 보았는데 섣불리 결정하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 있었으니 고민해 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에서.
어쨌든, 우리가 그 동안 알아보고 고민하고 결정한 것은 바로 6개 호텔에서 무료로 뷔페를 즐길 수 있는 24시간 이용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토탈리워드'라는 계열사로 묶인 메인 스트립에 있는 5개 호텔(1개는 멀리 있음)에서 뷔페를 즐길 수 있는 표다. 둘이 합쳐 100달러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한 사람이 59달러(?) 였던....(미국에서의 기억이 이제 흐려져간다...ㅠㅠㅠ) 우리의 여행 경비를 초과하는 범위지만... 과감하게 돈을 더 출금했다. 현금을 확보하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출발! 라스베가스에서 호텔 뷔페가 유명하다고 하는 말만 들었지 그 동안 계속 못가봤는데... 드디어 가는구나...
숙소를 나오면서 제일 먼저 본 것은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이다. 뭐, 이건 메인스트립을 다니면 항상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동안도 계속 봐 왔지만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가진 못했다. 오늘 밤엔 꼭 가리라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정말 좋았다. 파란 하늘에 빨간 비행기가 지나가는 모습도 정말 멋있었다. 이제 이런 날도 내일이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정말...
첫 번째 목표인 하라스 호텔로 가는 길에 계속 보는 호텔들의 모습은, 항상 봐도 멋있다. 윈 호텔 내부와 이어진 수로를 떠다니는 곤돌라의 모습도, 태양빛이 반사되는 윈 호텔과 앙코르 호텔도 정말 멋있었다. 버스만큼 길어서 허리가 부러질 듯한 리무진도 라스베가스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하라스 호텔로 가는 길은, 거리상으로는 금방이지만 이곳 저곳 구경하며 사진을 찍으면서 가다 보니 오래 걸렸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하라스 호텔에 도착!
일단 호텔에 들어가서 미리 가입해 놓았던 정보를 들고 가서 회원카드를 발급받았다. 가입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어제 토탈리워드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정보들만 입력하고 회원번호를 부여 받은 것을 데스크에 보여주면서 여권을 주니 플라스틱 카드를 바로 만들어주었다. 이런 저런 혜택도 설명해 주었지만 다는 못 알아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필요한 정보, 정물 뷔페가 할인이 되는지에 대해서만 되묻고 카드를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하라스 호텔 뷔페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우리가 표를 받은 시간은 11시 30분 정도였고 절대 잃어버리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안쪽으로 입장을 받았다. 신기하게 음료는 미리 들어가면서 주문을 하는 것이었다. 주류는 돈을 추가로 내야 했다. 음료를 주문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할머니 웨이터가 우리의 자리를 안내했다. 그리고 우리를 담당하는 분이었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많이 보아온 광경이지만, 이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나이가 정말 다양하다. 영화 매표소에서 표를 발급해 주는 사람도 할아버지였는데... 노년층 경제활동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인가?
자리에 앉으니 트럼프 카드와 함께 영수증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했다. 웨이터는 우리가 들고 다니는 해바라기 인형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면서 정말 귀엽다고 했다.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길래 다트 게임을 통해서 얻었다고 해줬다. 별 것 아닌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말을 전혀 하지 않는데... 정말로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는 다르다는 것을 이런 것을 통해서도 느꼈다. 나는 이렇게 친절한 문화가 더 좋은 것 같다.
힘들게 걸어왔기 때문에 조금 자리에 앉아서 쉬면서 여유를 가졌다. 그리고는 바로 음식 앞으로! 그런데 정말... 내가 한국에서도 호텔 뷔페... 는 다녀보진 않았고 강남에 몇몇 고급 뷔페는 갈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어서 가 보았는데,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일단 음식 종류가 정말 많고... 먹어보니 맛도 있고... 후식이 정말 많이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이 6가지 종류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다. 너무 배가 불러 오는데 아쉬울 정도로. 이곳 한 뷔페만 이용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5개나 더 있다니, 다른 곳은 어떤 곳일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솜사탕! A4종이 말아놓은 것 같은 막대기에 솜사탕이 있었다. 신개념 디저트다.
폭풍처럼 뷔페 음식들을 먹고 나서 후식을 먹으면서 앞으로 남은 우리의 라스베가스 일정에 대해 회의를 했다. 이제 뷔페는 24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니까 먹는 것은 뷔페만 이용하기로 하고, 오후에는 호텔투어를 더 하고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던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를 보기로, 저녁에는 스트라토스피어 타워를 가보기로 했다. 내일은, 오전에 부지런히 짐을 챙기고 아침과 이른 점심을 호텔 뷔페에서 먹기로 하고 공항으로 가기로.
배부르게 먹고 호텔을 나왔다. 진짜, 너-무 배불렀다.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윈 호텔이었다. 가보긴 했지만 또 가 보고 싶고 다- 둘러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입구가 여러 개 있는데 정문으로는 가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문 쪽은 진짜 이탈리아(가 이렇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풍으로 꾸며져 있어서 또 다른 멋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중년의 여인이 혼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완전 땡큐땡큐. 사진을 찍어주고 체크 해 보라고 하니 나에게 멋진 말을 했다.
I believe you.
와우... 멋지다. 그리고 나서 우리를 위해서도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사진기를 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I will check it.
그리고 나서 Perfect라고 했다. 이런 소소한 농담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Where are you from? 이 아주머니는 체코에서 왔다고 했다. 혼자 여행을. 그렇냐고. 그리고 뭐 우리 소개도 하고 Bye.
윈 호텔에 들어와서는 호텔 내부에 있는 이탈리아풍 광장에서 이런저런 구경을 했다. 동상이 세워져 있었지만 저건 분명히 사람일 것이다. 수로 위로 놓여진 아치형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좀 전에 만났던 체코 아주머니를 만났다. 또 반갑게 인사하면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혹시 이런 거 아냐고' 하면서 동상 흉내를 내면서 어떤 표를 보여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가 조금 전에 지나온 곳에서 무슨 무료 쇼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저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Bye.
윈 호텔을 나와서는 그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지나가보기만 했던 플라밍고 호텔을 가 보기로 했다. 플라밍고는 새 이름인데 왜 이 호텔 이름은 플라밍고인지. 가 보니 알게 되었다. 일단 호텔로 들어가 카지노를 지나고 로비로 가서 뷔페가 어디에 있는지 찾았다. 지도를 한참 보다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뷔페가 어디에 있는 확인을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외부로 나가서 이어지는 통로가 있었는데 여기가 호텔 뒤편(?)이었다. 정원이 꾸며져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 라스베가스 와서 호텔, 건물들은 다녔지만 이렇게 나무가 많은 정원을 가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수목의 향기. 나무들을 조금 더 지나가자 저 쪽에 무언가가 보였다. 바로, 플라밍고!
진짜 새였다. 십 수 마리의 플라밍고가 정원 안에서 걸어 다니고 있었다. 다른 쪽에는 플라밍고 말고도 다른 새들도 있었다. 연못 안에는 큰 잉어 같은 물고기들도 헤엄치고 있었다. 아- 플라밍고 호텔의 컨셉은 바로 이것인가 보구나... 신기했다. 뷔페를 찾아가는 길에 사진을 엄청 찍었다.
정원에서 플라밍고 구경 겸 쉬는 시간을 갖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두 번째 뷔페, 역시 들어갈 때 음료수를 주문하고 자리로 안내 받았다. 음료수는 다 마시면 또 주는 무한리필 시스템이었다. 첫 번째에서 뷔페의 신세계를 경험해서인가, 두 번째 뷔페는 그렇게 큰 뭔가가 없는 느낌이었다. 대게 찜 요리가 별미라고 하는데 정말, 정말 짜다. 너무 짜서 먹기 힘들 정도. 여기서는 국수를 제일 많이 먹었다. 즉석으로 해 주는 국수가 맛이 있었다. 중국인 요리사가 영어도 잘하고 중국말도 잘하고 요리도 잘했다. 이곳 저곳 먹을 음식은 많았는데 사실 배도 다 안 꺼진 상태여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많이 구경만 했다. 그러다가 찾은 디저트 코너!
이곳에는 디저트는 없나 생각했었는데 옆으로 돌아가니 디저트 코너가 있었다. 이곳에서 신기한 것은 바로 만들어주는 파르페? 이름을 잘 모르겠는데, 반죽을 구워주면서 그 안에 이것저것 넣어주는 그런 요리가 있었다. 디저트 코너에. 물론 배불러서 먹지는 않았다. 그 다음으로 신기한 초코퐁듀를 많이 먹었다. 과일이랑 마시멜로가 있고 그 옆에 분수 모양으로 녹은 초콜릿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마시멜로는, 맛있긴 맛있는데 먹을 때 마다 살찌는 느낌이 들어서 많이 안 먹고 딸기랑 바나나를 많이 초코퐁듀를 해 먹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랑 커피랑 해서 아포가토도 해 먹고. 먹을 것이 정말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못 먹은 것이 너무 아쉽고 많이 생각이 난다...
배가 터질 듯 하게 먹고 호텔을 나오자 슬슬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된 호텔투어. 야경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육교를 건너가는데 트랜스포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사진 장사를 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면서 지나갔다. 육교를 지나가는데 앞에는 시저스팰리스가, 왼쪽으로는 발리스 호텔과 파리 호텔이 보였다. 발리스 호텔의 특징, 여자 엉덩이(?) 네온사인과 파리 호텔의 상징인 에펠탑.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눈 앞으로 보이는 시저스팰리스의 웅장함과 거대함도 정말 멋졌다. 거의 매일 본 풍경인데 오늘 이 장소에서 보는 것이라 그런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더욱 멋져 보였다. 육교 위에서 사진을 찍다가 외국인 커플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진도 찍어주고.
육교를 내려와서 시저스팰리스 앞으로 더욱 다가서며 그리스-로마식 건축물(?) 앞에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벨라지오 호텔 호수로 이동. 지난 번에 지나가면서 대강 본 분수쇼를 제대로 볼 생각이었다. 약 30분 간격으로 하는 무료 분수쇼다.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없었다. 우리는 제일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서 있었다. 분수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벨라지오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시간이 되자 음악이 나오면서 분수가 솟아오른다. 휘청휘청. 리듬에 맞춰서 분수가 춤을 춘다. 음악이 클라이막스로 갈 수록 높이도 점점 높아진다. 멋지다... 일산 호수공원은... 여기에 비하면 애교수준이다. 한 곡이 금방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좀 아쉬워서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조금 더 중앙으로 이동을 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다시 30분을 기다렸다. 사진을 찍으면서 주변에 있는 호텔들을 구경하면서 담소를 나누니 30분이 금방 갔다. 아까와는 다른 노래가 흘러나오고 다시 물줄기가 춤을춘다. 휘청휘청. 그리고 하늘을 찌를듯한 물줄기가 솟아나온다. 정말 씨원-하게 솟구치는 분수.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뚤리는 기분이다.
분수쇼를 잘 감상하고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에 가 보기로 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내일 점심에는 공항에 가고, 라스베가스를 떠날 것이니까 버스표를 사도 되었다. 24시간 짜리로. 길을 건너 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 표 판매기 앞으로 갔다. 24시간 이용권은 8달러. 두명이 하면 16달러다. 여자친구가 '거스름돈 기능이 없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지만 나는 '거스름돈 기능이 없는 것이 어딨냐'며, '게다가 1달러 짜리도 없고 20달러 밖에 없으니 그냥 하자'고 하면서 20달러를 넣었다. 그리고 표 두장을 샀다. 그리고 거스름돈을 기다렸다.
그러나, 거스름돈은 나올 생각을 안한다. 순간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 하면서 온 몸이 짜릿해 지며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곧 우리의 눈에 다가온 한 문장.
NO CHANGE IS GIVEN
헐. 기계 위에 완전 크게 써 있는 문구를 왜 이제야 봤을까. 여자친구는 지갑을 도둑이라도 맞은 듯 발을 동동 구르며 내 탓을 한다. 나는, 참... 할 말도 잃고, 어쩔 줄 몰라했다. 한편으로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재미도 있었지만, 4달러를 그냥 버렸다는 아까움과, 나를 엄청나게 탓하는 여자친구때문에 참... 어쨌거단, 거스름돈이 없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말 없이 버스를 탔다. 말 없이 버스를 내렸다.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에 내리면서 그래도 말은 조금씩 했는데 이전같은 들뜬 분위기는 이미 다 가라앉았다. 망할 4달러. 이것만 생각하면 정말 기계를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다. 여튼...
어쨌건, 버스를 타고 스타라토스피어 타워에서 내려서 타워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아- 멀리서 보기보다 엄청 높다. 각도가 안나온다. 바닥에 거의 눕다 시피 해서 찍어야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나올 정도다. 타워 정상에는 놀이기구들이 있다는데, 엄청 조그맣게 보인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본 사진들을 보며 타워 정상에도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입장료가 있었는데 이제 우리는 돈이 다 떨어져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그래도 아래에서 보는 타워도 정말 멋졌다. 타워를 들어가면 반짝반짝 라스베가스를 모두 볼 수 있겠지만... 시애틀에 가서 스페이스 니들을 보고 싶었는데 대리만족 한다 셈 치고 열심히 구경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저~ 아래로.
중간에 헐리우드 호텔 앞에 내려서 호텔로 들어갔다. 이유는. 먹기위해서. 내일까지 우리의 계획에 맞추면 5개의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오늘 3개 호텔은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배는, 전혀 고프지 않았다. 오로지 맛보기 위해서 호텔 뷔페로 들어간 것이다. 인터넷에서 알아볼 때는 플래닛 헐리우드 호텔 뷔페는 굉장히 좋다고 했는데, 과연 어느 정도일지.
호텔 안은 공연을 하느라 북적북적. 많은 사람들을 헤집고 지나가서 지하로 한 층 내려가니 뷔페가 있었다. 하라스, 플라밍고 보다 넓다. 그리고 더 깔끔해 보인다. 그러나 사람은 정말 없었다. 하긴. 저녁 시간은 완전 지났지. 들어가면서 이곳도 역시 음료를 주문하고 앉았다. 둘러보는데 뭘 먼저 먹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지역별로 음식이 다 나뉘어져 있었는데 굉장히 다양했다. 아시아도 중동 음식도 있고 유럽도 모든 나라는 아니지만 나라마다 음식도 있고 디저트도 엄청 잘 되있고. 터키 이런 것도 있었고... 먹는 것 보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다. 배가 부르니 조금씩 이것저것 먹었다. 그래도 못 먹은 음식이 훨씬 많다. 배불러서 다 먹어보지도 못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일의 계획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오늘의 있었던 일들도 얘기 하고 오늘 밤에 더 할 일들을 이야기 했다. 4달러 얘기는 민감해서 더이상 꺼낼 수 없었다. 남은 마지막 밤에는 안가본 호텔에 가 보기로 했다. 아직도 남은 호텔투어... 스트립의 시작, 만달레이 베이랑 룩소 호텔에 가 보기 위해서다. 특별히 룩소 호텔은 피라미드로 지어졌는데, 그 내부가 엄청 궁금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 만달레이 베이에 내렸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해서 처음 본 호텔이 만달레이 베이였는데... 금빛으로 반짝였던. 내부는 그런데 크게 볼 것은 없었다. 우리가 잘 못 찾은 것인지 특이한 점은 없었다. 일반 호텔 같았음. 그래도, 뭔가는 있겠지? 만달레이-룩소-엑스칼리버를 잇는 트램은 운행을 마친 상태라 우리는 찬 바람을 뚫고 룩소 호텔로 걸어가기로 했다.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이지만 그래도 좀 걸어야 한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밤이 되면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저 하늘 끝으로 광선을 발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달에서도 보일까?
룩소 호텔 앞에 도착해서 밖에서는 피라미드랑 스핑크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좀 찍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입구에도 이집트 그런 조형물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역시, 호텔마다 테마가 다 있어. 사진을 찍고 내부로 들어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내부구조였다. 이런 구조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내부 공간은 텅 비어 있고 피라미드 벽을 따라 사선으로 객실이 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큰 내부 규모에 좀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안에는 다른 호텔에서도 볼 수 있었던 카지노와 여러 공연장, 전시장 등등이 있었다. 마침 타이타닉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물론 들어가진 않았고. 아- 여튼 내부 규모가 엄청났고, 신기하게 지어져서 정말... 신기했다.
타이타닉 모형 배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한 외국인이 다가와서 사진을 같이 찍어준단다. Okay. 사진을 같이 찍고는 그냥 갔다. 허허. 정말. 항상 놀랍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행동. 외국인 사진찍는데 껴들어서 사진 같이 찍어주고 쿨하게 가버리는. 그래도 덕분에 재미있게 잘 찍었다. 인체전시회(?) 같은 것도 하고 있어서 심장 모형도 크게 있었다. 피라미드 내부를 열심히 구경을 하고 나갔다. 설마 이집트 피라미드도 이렇게 텅 비어있으려나...?
밖으로 나와서 스핑크스 발 앞까지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 구경을 조금 더 하고 부지런히 다시 걸어갔다. 엑스칼리버 호텔도 지나 건너편으로 육교를 건너갔다. 아, 아직 가보지 못한 MGM 호텔이 있다. 메인 스트립에서 살짝 옆으로 빠져서 바로 있는데 항상 가지 못했다. 지나가면서만 보고... 그런데 오늘은 이제 시간이 없다. 숙소에 들어가야 할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피곤해서 자고 싶은 시간이 다 되가기 때문에. 버스는 24시간 다니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 MGM은 나중에 보기로. 그러고 보니 건너편에, 지금 우리 바로 앞에 있는 트로피카나 호텔도 못봤다, 음료수 이름으로만 알고있는 트로피카나. 아쉬운 마음에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뉴욕뉴욕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남긴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계속 돌아다니고 점심 이후로 계속 먹어서 엄청 피곤하다. 그래도 내일 아침 짐은 챙겨야 했기에 짐 정리를 대강 했다. 그리고 바로 잤다. 아직 못 본 호텔도 있는데... 나중에(?) 보기로 한 호텔은 나중을 기약하고... 아직 가야 할 뷔페는 두 곳이나 있다. 내일 아침, 이른 점심을 먹으면 딱일 듯 하다.
기나긴 라스베가스 일정이었지만, 마지막 밤이 되니 너무나도 짧은 일정으로만 느껴진다. 한 달 정도는 있어야 그래도 거의 다 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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