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이야기

의료 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한 3가지 방법

inhovation 2022. 8. 5. 05:25

부제 : 의료 데이터 전문가가 되려면 어떤 전공을 해야 하나요?

 

현재 나는 의료 데이터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데이터 큐레이터로 일하다 작년에 이직했다. 이제 막 생겨나고 있어서 정확히 의료 데이터의 어떤 역할로 포지셔닝을 하진 않았지만, 의료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며 거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데이터 큐레이터가 될 수 있었던 3가지 이유

부제 : 나는 어떻게 데이터 큐레이터가 되었나? 사실 이번 제목에 '데이터 큐레이터' 대신에 '빅데이터 큐레이터'라고 할까 했었다. 내 명함에 박힌 이름이 '빅데이터 큐레이터'이기 때문이다. 그

inhovation.tistory.com

 

아직 포지셔닝을 해 가고 있는 중이고, 실제 밖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병원 내부에서 보니 데이터 전문가로서, 특히 "의료분야"에서의 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루트가 좋은지 경험해보고, 보고, 겪은 내용을 정리해 본다.

 

1. 의료정보학을 전공한다.

내가 봤을 때,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 같다. 사실 OO데이터 전문가를 위한 맞춤형 학과는 전통적으로 없다. '데이터'라는-학문분야라고 부르기엔 이게 학문인지 잘은 모르겠고-전공분야가 생겨난게 최근 일이기도 하다. 사실, 더 베스트는 의학을 전공하고 의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데이터도 진짜 잘 해서, 이런 사람이 의료 데이터 전문가의 길로 가는게 완벽한 경우이겠지만 현실에 거의 없다. 의학을 전공한 사람은 대부분 의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업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의사가 아닌 의료 데이터 전문가로 활동하는 분을 만난적이 있다.) 아니면,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임상에 조금 있다가(아니면 '힘든' 임상 안하더라도) 데이터도 열심히 공부해서 전직 해 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위의 두 가지 케이스가 사실 요즘 많이 없는 것 같아서, 현실을 보면 의료정보학이라는 것은 의학 과 데이터(정보)를 두루 다루면서, 관련 전공자가 실전에 배치됐을 때 가장 적합한 의료 데이터 분석가로 일 할 수 있는 전공과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전통적인 '의료정보'가 아니니, 요즘 말하는 '데이터'라는 것과의 접점을 남들보다는 경쟁력 있게 만들기는 해야 할 것 같다. R 이나 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자격증도 취득하고 실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 최근에는 협동과정, 융합과정도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아래는 그냥 구글링 해서 나온 서울대학교 링크이지만, 이외에도 몇몇 학과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전공들은 이름이 길~다.)

 

서울대학교 의료정보학 협동과정 : http://ipmi.snu.ac.kr/gb/index.php?device=pc

서울대학교 융합전공 혁신의학과 : https://imed.snu.ac.kr/ko/node/5

 

의료정보학과 등 학부만 졸업하면 주니어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길을 시작하겠지만, 석사 박사 과정으로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경험하며 실제 의료 현장의 데이터를 접하며 경험을 쌓는다면, 박사 졸업 후 꽤 괜찮은 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석사는 확신하지 못하겠는게, 취업을 못한다는게 아니라, 요즘 학력이 너무 높아져서 석사 졸업만 해도 주니어 급일 것 같다.

2. 통계학을 전공한다

두번째 가능성이 높은게 통계학 전공이다. 요즘의 데이터 관련 학과도 포함이다. 다만, '의료' 데이터라는 것이 도메인 지식이 너무 특수해서, 이 경우에는 도메인 지식을 미리 공부하거나, 운 좋게 취업이 되더라도 도메인 지식을 열심히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물어볼 수도 있는데, 의료 쪽 지식은 있지만 통계나 데이터쪽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의료 데이터 전문가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순수 통계학이나 데이터만 공부해서 전문 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부족한 도메인 지식은 관련 업무를 하는 동료나 의사가 백업 해 줄 수 있지만, 반대인 경우, 통계나 데이터의 부족함은 온전히 자기가 다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1번과 비슷한 전공 테크트리로 석사도 생각해 본다면 통계학 학부 + 보건학 석사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렇게만 해도 1번 만큼이나 메리트 있는 의료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괜찮은 전공 스펙이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 의료 도메인 지식의 그 특수성을 석사 하면서 채우는 셈인 것이다.

청진기를 놓고 일하지는 않는다. 병원에서 데이터 전문가로 일 하면서 청진기 한 번도 못봤다. Unsplash.com

3. 다른 분야에서라도 분석 실무 경험을 많이 쌓는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내 전공은 위 1, 2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3이 나의경우인데, 이런 경우에는 신입으로는 거의 불가능 할 것 같고, 경력으로 잘 어필 하고 운도 좋아야 할 것 같다. 도메인 지식을 배워야 하는 것은 2와 동일한데, 다른 분야에서의 데이터 전문가로서의 경력이 있다면, 학습력이 있어서 조금 낫다. (다만, 2에서도 말했는데, 의료 도메인이 너무 특이해서 진짜 어렵긴 하다. ...) 분석 실무 경험이 많다는 것은, 프로그래밍이나 통계적 지식은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으니, 진짜 사람이 없다면, 뽑는 입장에서도 세 번째 대안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 (의료정보학 전공자도 없고, 통계학 전공자도 없다면, ....)

 

예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위 세 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것 같다. (불가능하다고까지 장담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전공도 아닌데, 통계학과만큼도 아닌 애매한 데이터 분석 실력을 가지고는 의료 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힘들 것 같다. 도메인 지식도 배워야 하는데 프로그래밍까지 배워야 한다는 것은, 뽑은 사람 입장에서도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차라리 내부에서 희망자를 데이터 쪽으로 돌리는 게 나을 것 같고, 아니면 적절한 사람을 다시 찾아보는 게 더 나을 것도 같다. 그렇다면, 애매한 분석 실력이라는 것이 어느정도일지 딱 생각해 본다면, 의료정보나 통계 전공도 아니고 실무 분석 경험도 없는데 데이터 관련 자격증만 가지고 있는 경우일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실무 분석 경험이라는 학생 때 팀 과제 같은 경우를 의미하는게 절대 아니고, full time 근무에서의 실무 경험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데이터 관련 자격증도 따면서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또 이정도로 준비한 분들을 까내리려는 의도로 이렇게 쓴 건 아니고, 단지 '의료' 데이터 전문가로서는 힘들지 않나 하는 것이다.

이정도로 준비한 분들을 까내리려는 의도는 아니고, 이만큼 준비했다는 것도 쉽지

 

조금 절망적이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케이스도 언급한다면 

예외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애매한 데이터 분석 실력을 가지고는 의료 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힘들 것 같다. 도메인 지식도 배워야하고 프로그래밍도 배워야 해서 뽑은 사람 입장에서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차라리 뽑지 않고 다른 사람을 찾는게 더 나을수도 있다. 애매한 경우라는 건. 내가 생각했을 때
의료정보나 통계 전공도 아니고 실무 분석 경험도 없는데 데이터 관련 자격증 정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엔 꼭 의료쪽이 아닌 다른쪽의 데이터 전문가를 노려보는 것이 괜찮을 거 같다. 이유는 앞에서도 썼는데 의료 데이터의 도메인이 너무 특수해서 그런 것 같다. 꼭 '의료' 데이터 전문가일 필요는 없으니까.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