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논문을 끝냈다. ㅋㅋㅋ (이 문장은 쓰기만 해도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까?)
딱, 한달 전, 7월 초에 인쇄본을 학교에 제출했으니, 이 날이 공식적으로 박사 논문 끝낸 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디펜스 끝나고 나서도 엄청 바빴다. 어찌됐건, 박사논문 끝내고 한 달이 지났는데, 뭐 했나 돌아보니, 딱히 뭐 한게 없다. ㅋㅋㅋ
1. 열심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그냥... 놀았다
논문 끝내고 딱히 뭘 한건 없다. 논문 쓸때는 유튜브도 열심히 찍어서 다시 올리고, 레이싱 휠도 사서 레이싱 게임도 해보고 싶었고, 책상 정리나 컴퓨터 포맷 등등 디지털 청소도 하고 싶었고, 등등 뭔가 논문(공부) 빼고 다 하고 싶었는데, 논문 제출 하고 나서 그런 열정도 싹 사라졌다. 그나마 좀 한게 블로그에 글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부담없이 넷플릭스 본 것. 이정도?
친한 박사님들을 만나보니 지극히 정상이라고 그랬다. ㅋㅋㅋ 논문 끝나고 찾아오는 그 무기력증이 어마어마하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조금 덜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기 귀찮고 그냥 집에만 있고 그러기 쉽고, 또 이런게 정상이라고 했다. 몇 달동안 엄청 집중에서 열정을 쏟아 부었던 게 끝나고 나서 몸도 머리도 쉬어야 하는게 당연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즉, "논문만 끝나면..."의 다음에는 '...그냥, 푹 쉬어야지...' 인 듯 싶다.
2.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매주 만난 것 같다. 회사 팀 사람들과 회식도 했고(내 논문 때문에 나는 계속 참석을 안하고 미룸), 앞에서 쓴, 친한 박사님들도 만났고, 예전 회사 과장님들도 만났고, 교회 사람들도 만났다. 다들 거의, 코로나도 못만난 이유긴 했지만, 몇 달 동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뤄왔던 모임들이다. 오랜만에 만나는거 자체도 좋았는데, '논문이 끝나고' 만나니 마음에 부담도 없고, 나는 너무 좋았다. 그동안은 만나면, 졸업 언제해, 논문 언제써, 등등의 대화도 있고, 이게 은근 나에게 짐이었는데, 그냥 다 끝내고 사람들을 만나니, 진짜 힐링 그 자체였다. 샴페인도 터뜨리고. ㅎㅎ
특히, 존경하는 박사님께 빈티지 샴페인과 편지도 받았는데, 제일 감동이었다. 집에 들고와서 샴페인 꺼내는데 안에 편지도 있는거 보고, 읽고 (진짜) 울었다. ㅠㅠ
3. 논문 끝내고 끝내야 할 일을 했다 = 학술지 투고 준비
...ㅋㅋ 사실 제일 중요한 일인데 밍기적 밍기적 대는 일이다. (아마 지도교수님도 아시겠지... 박사시니까...ㅋㅋ) 학위논문 마무리 짓던 그 엄청난 스피드와 모멘텀이 인쇄본을 만나는 순간 거의 0으로 수렴했다. ...ㅋ 그래도, 계속 미룰수는 없고, 또 학위논문에서 투고할 논문이 세 개나 되니, 그냥 묵히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는 중에도, 사람들 만나는 중에도, 0에 가까운 속도이긴 하지만 꾸준히 작업도 했다. 저널도 찾고, 디펜스 통과 하려고 황급히 마무리 지었던(?) 논문도 다시 다듬고 하는 등등의 작업. 교수님께서 8월에 다 끝내자 하셨는데, 이제서야 한 개 투고할 '준비'만 마쳤다. ... (좋은 성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8월은 졸업식이 있다. 졸업식은 어떨지 기대된다. 졸업식 때 입을 가운은, 구매도 잠깐 고려해봤지만, 해외 박사도 아니고(...) 그냥 하루 대여 할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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