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가 얼었다. 말로는 많이 들었는데, 우리집 세탁기가 언 거는 처음 겪었다. 아버지께 얘기하니, 나만 몰랐지, 세탁기 여러번 얼었었다고. 가장이 되고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니까, 세탁기가 얼어버린게 참 '큰 일'로 다가왔다. 아내는 가까운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한다. 빨래하고 건조까지 다 하러. 머, 그래도 되긴 하는데, 얼어버린 세탁기를 자연스레 녹을 때까지 방치해 놓을 수는 없었다. 현실적으로도 + 내 성격상.ㅋ
일단, 세탁기가 얼었다는 것을 저녁에 알았는데, 12월 31일.ㅋ 관리실에서는 연휴고 해서 사람도 없고, 월요일에 다시 전화 달라고 했다. 일단, 잤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폭풍 검색.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나는 엔지니어도 아니고, 사실 전문 지식을 배우지는 않은 일반인 이다), 세탁기가 언다고 해서 무조건 기계가 고장나거나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아, 몇 주 전에는 건조기도 얼었었는데ㅋ, 건조기는 거실로 들여놓으니까 몇 시간 만에 정상 작동 되었다. 아마도, 설계 하고 할 때, 이런 어는 것도 감안 해서, 내부적으로 터지거나 그러지 않도록 할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아래는 경험을 통해 익힌 세탁기 얼었을 때 대처법 3가지는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 삼성 드럼세탁기 기준)
1. 수도꼭지가 얼었는지 확인한다.
나도 가장 먼저 수도꼭지를 확인 해 봤는데, 호스를 빼고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관리실부터 전화를 했다. 관리실 왈, 내부 관까지 얼진 않았을 거고, 입구쪽만 얼었을 거라고 했다. 따뜻한 물도 부어보고 하라고 해서, 저녁에 그렇게 해 봤는데 쉽게 녹지 않았다. 인터넷 보면 드라이로 하고 하던데, 나는 이 방법으로 해결이 안됐다. 나중에 더 설명 하겠지만, 참고로 온수 나오는 곳은 얼지 않았다. 그러나 세탁기가 찬물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거라서 세탁기로 찬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이건 설명서에도 써 있었다. 온수만 연결하지 말라고.
여튼, 수도꼭지가 얼면, 밖으로 노출된 곳만 얼었다면 뜨거운 물을 붓거나 드라이로 조금 해서 녹이기를 시도해본다. 난 수도꼭지가 진짜 뜨거워서 만질 수 없을 때까지 뜨거운물을 부었는데도 녹지 않아서 벽 안쪽까지 좀 얼어있는 것 같아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러면 머 거의 자연히 녹는 거를 기다릴 수 밖에... or 사람 불러야지...
2. 세탁기 배관이 얼었는지 확인한다.
세탁기엔 총 3개의 배관이 있다. 냉수 입수관, 온수 입수관, 배수관. 여기서 온수 입수관이 사실 제일 안 중요하고, 냉수 입수관과 배수관이 문제가 없어야 세탁기가 돌아간다. 일단 앞선 해결 방법이 효과를 못 봤어도 배관도 다 체크 해 봤다. 배수관은 분리하기 어려워서 관을 들고 좀 살펴보기만 했는데, 외부로 노출된 관 자체에서 얼어있는 건 없었다. 온수 입수관은 물이 하나도 얼어있지 않았고, 냉수 입수관은 관 자체에서 좀 얼음 소리도 나는 것을 보니 약간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래도 완전 막힌건 아니라서 그냥 별다른 조치를 하진 않았다.
만약, 배관이 얼어있는 경우라면, 인터넷을 찾아보니 배관을 분리해서 따뜻한 물에 넣어두고 녹이라고 했다. 너무 뜨거운 물은 변형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유의하라고. 배관 빼는건 어렵진 않다. 그냥 잡아 빼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튼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다.
3. 세탁기 내부가 얼었는지 확인한다.
수도꼭지도 안 얼고, 입수 배관, 배수관 모두 얼지 않았는데도 작동을 안 한다면, 세탁기 내부의 고인물(...)이 얼어있는 경우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엔 탈수만 작동을 해 보거나, 드럼세탁기 아래 먼지거름망 물 빼는 곳을 확인 해 보면 된다. 나는 먼저 먼지거름망쪽을 분리하려고 했는데, 딱 첫 느낌이 왔다. 아, 얼었다. ㅋㅋㅋ 돌려서 빼는데도 잘 안 빠지고, 돌릴 때마다 안에서 살얼음 소리가 났다. 당연히 탈수만 작동을 시켜도 세탁기가 먹통이다. 물 빠지는 소리도 안나고, 그냥 혼자 윙윙 돈다.
이럴 땐, 따뜻한 물, 50~60도 정도 되는 물을 좀 많이 드럼 안에 넣어두고 한 시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나는 이걸 모르고 100도 끓는물을 한 솥 넣었다. ...ㅋㅋㅋ 온도를 저렇게 제한한 거는 내부가 고장날수도 있다고 써 있었다. 그런데, 사실 100도물 넣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왜냐면, 세탁기 자체적으로 삶음 기능이 있는데, 이 온도가 90도이다. 내부에서 90도 온도로 드럼도 돌리고 배수도 하는데, 못 버틸리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아마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라도 저렇게 써 놓은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여튼, 매뉴얼대로는 50~60도 정도의 온수이다. 이러면, 드럼 안에서 물이 배수통(?)으로 쭉~ 빠진다. 나는 배수통이 가득 차고 드럼에도 물이 살짝 찰랑일 정도까지 부었다.
이렇게 좀 기다려야 하는데, 문을 닫아서 쪄지는 효과를 내 볼까 했는데, 내부에 뜨거운 물이 들어가서 온도를 높여 놓으니, 문이 잠겼다. ㅋㅋㅋㅋㅋㅋㅋ 안전장치...ㅋ 여튼, 그럼 계속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또 성격 급한 내가 이 틈을 타 어떻게든 급수를 해결해 보려고 냉온수 위치를 바꿔봤다. 여전히 냉수 수도꼭지는 얼어있어서, 얼지 않은 온수 수도꼭지와 연결된 온수 배관을 세탁기의 냉수 입수관으로 바꿔 끼었다. 이렇게 되면, 냉수 입수구를 통해서 온수가 들어가고, 다 녹은 내부 배수 통로로 배수도 문제 없이 되는 구조... 내부 온도가 좀 내려갔는지, 잠긴 문이 풀리고, 또 내부도 다 녹았는지, 세탁기가 정상 작동하기 시작한다. 바로 밀려놓았던 빨래를 다 밀어 넣고 세탁 시작.
다시 하루가 지나니까 냉수 수도꼭지도 녹아서 배관들은 모두 원상복구 시켜 놓았다. 이상이 없을 것 같은게 뇌피셜이긴 한데, 온수 배관을 세탁기 냉수 입수부에 꼽는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장담은 못하겠다. 그런데, 큰 이상이 없을 것 같긴 하다. 세탁기 온도센서가 이상하게 생각하긴 하겠지.
아, 그리고 몰랐던 내용인데, 세탁은 온수로 해도, 헹굼은 냉수로 한다고 한다. (삼성 드럼세탁기의 경우, 매뉴얼 찾아봄) 그런데, 내가 임시로 사용한 위 방법대로 하면 헹굼도 온수로 하게 되서, 세탁이 끝나고 펄펄 김이 나오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물론 세탁 내내 물 온도와 상관 없이 뜨거운 물로 세탁이 되겠고. 줄어들 수 있는 옷감이 있는 경우엔 유의해야 하겠다. 나는 이럴 것이라 모두 생각하고 수건 속옷 종류만 세탁 했다. 여튼, 수도꼭지 언 거를 해결하는 거 아니면, 세탁기가 얼었다고 궂이 사람 부를 필요도 없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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