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6. 토 (생후 10일)
세온이가 젖을 먹어야 하는데 안 먹겠다고 힘 주고 떼쓰는 바람에 아내가 너무 고생했다. 아내도 이런 게 반복되니까 점점 지쳐가는 것 같다.
저녁에는 부모님이 오셔서 세온이 면회를 했다. 늦은 시간, 사람도 많이 없어서 식당에서 세온이까지 같이 만났는데 어머니는 손자를 안아보는 영광을 누렸다. 아버지는 세온이 앞에서 어쩔 줄을 모르신다.
2016.11.27. 일 (생후 11일)
처가 외삼촌네 가족이 다녀갔다. 세온이 보면서 너무 감탄(?)을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용돈(?)까지 넉넉히 주셨다. 이게 바로 애테크?
이모네 가족도 다녀가셨다. 기저귀를 넉넉히 주셨다. 당분간은 진짜 기저귀 걱정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금방 쓰려나?
요 며칠 쉴드를 안하는데 모유수유 할 때 아내가 힘이 좀 부치는 것 같다. 어린 것이 벌써부터 이런 부분에서 달라지는 것들을 알아채고 이러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다.
속싸개 하는 기술이 없어서 그런지, 세온이가 힘이 세서 그런지 자꾸 손을 빼려고 한다. 발은 이미 혼자 발버둥 치면서 금방 빼는 단계다. 쑥쑥 크려고 이러는 건가...?
2016.11.28. 월 (생후 12일)
아침 출근 전에 젖병에 담긴 모유를 좀 먹였는데 눈도 너무 똘망똘망하게 뜨고 이쁘게 있어서 출근하기 너무 싫었다. 그런데 퇴근 하고 오니 아내는 하루 종일 세온이에게 시달린 듯 했다. 떼쓰면서 힘 줄 때는 못 이기겠다고...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엄마한테 매도 많이 맞고 그랬는데, 세온이는 벌써 엄마를 이기려고 하다니... 엄마랑 힘싸움 하다가 내가 안고 세온이한테 말 걸고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척 하고 그런다. 벌써 아빠 무서운 거는 알아보는 건가? (나도 어렸을 때 아빠한테 떼쓰진 않았지...ㅋ)
누워있다가 아내한테 괜찮냐고 했는데 짜증난다고 해서, 세온이 때문에 그런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카시트때문에 그런거였다. 처가로 이동할 때 카시트를 '당연히' 하려고 했는데, 장모님과 처제는 하지 말라고 해서 아내랑 의견 충돌이 있었나보다. ... 휴...
2016.11.29. 화 (생후 13일)
아침에 전화영어 하느라 세온이를 못 안아봤다. ㅠㅠㅠ
퇴근하고 돌아오니 세온이는 잠 자고 있었다. 아내랑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가 세온이가 깨서 모유수유를 시도했는데 또 힘 주면서 안먹으려고 엄청 땡깡을 부렸다. 아내는 이럴 때마다 거절 당하는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한다. 결국 모유수류를 포기하고 유축해 놓은 젖을 먹였다. 아내도 그냥 마음 편히 하루 세 번 정도 모유수유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한다. 아침, 점심에 한 번씩 먹였으니까 이따 자기 전에 한 번 먹이면 된다고... 젖병에 있는 것을 거의 다 먹고 안아주고 트름을 시켜주는데 트름은 안하고 쿨쿨 자기만 했다. 어깨에 세워서 안았는데 편한지 잠을 잘 잔다.
잠시 아내랑 집에 가서 이런저런 짐들을 챙기고 다시 복귀했다. 돌아와서 내일 출근 할 옷들을 챙겨놓고 안가지고 온 게 생각났지만 귀찮아서 내일 아침에 집에 다시 가기로 했다. 카시트를 가져와서 세온이를 앉혀봤는데 은근히 잘 들어가고 편안히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다. ...ㅎ 그리고 나서 모유수유 시도!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르게 눈도 동그랗게 뜨고 잘 먹는다. 하ㅠㅠㅠ 감동... 이녀석... 다 먹고 나서는 내가 다시 어깨에 세워서 안고 있는데 트름을 진짜 크게 '꺼억!' 했다. ㅋㅋㅋ 귀여워.
2016.11.30. 수 (생후 14일)
새벽에 아내 유축했는데 신기록을 세웠다. 130ml !!!
퇴근 후 세온이는 자고 있었고, 일어나서 수유 했는데 양쪽 다 열심히! 완전 잘 먹고 내가 안아주고 트름 시키려고 했는데 트름은 안했다. 세온이는 신생아실로 가고 아내랑 또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세온이가 다시 왔는데, 이번에는 한쪽만 젖을 먹었다. 그래도 모유수유 잘 되고 있는 게 어디야. 다시 안아주고 트름시키려고 하는데 세온이 머리에 땀이 많이 나 있었다. 세온이가 힘 쓸 일들은 지금 밥 먹는 것 밖에 없는데, 엄마 젖 빨면서 힘이 많이 드나보다. 몸무게는 거의 500g 불었다는데, 열심히 먹고 잘 크고 있구나. 그리고 점점 얼굴에 살도 많이 오르면서 통통해 지고 있고...
2016.12.01. 목 (생후 15일)
새벽에 일찍 집에 다녀와야 해서 세온이를 못보고 나갔다. 자는 모습만 잠깐 보고... 내일 처가로 옮겨갈 짐을 다 챙기고 출근하고 퇴근. 저녁에 세온이는 큰 일 없이 잘 넘어갔다. 울다 먹다 자다. 내일 조리원 나가는 날이라고 일찍 세온이를 데려가고 밤에 부르진 않는다고 한다. 나는 완전 골아떨어지고, 한 9시 반 쯤. 아내는 11시에 드라마까지 보고 잤다. TV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밤이라고...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하는데, 나는 이런 걱정을 하는 아내가 걱정된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아내가 많이 지쳐가는 것 같긴 하다. 심적 부담이 큰 듯...
2016.12.02. 금 (생후 16일)
새벽에 잠을 설치며 일찍 깨고 7시쯤에 아기 목욕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신생아실로 갔다. 나는 유리창 밖에서만 봤다. 세온이를 시범으로 씻기는데 간단히 금방 끝났다. 조리원에 있는 짐들을 수차례 들락날락 하면서 차로 옮기고 세온이가 마지막 입을 것을 신생아실로 넘겨줬다. 나는 카시트 들고 밖에서 대기. 아내는 이것저것 마지막 설명을 듣고 한참을 기다리자 드디에 세온이가 나왔다. 다행히 카시트에 쏙 들어가고 울지도 않았다. 차로 조심조심 옮기고 설치까지 완료! 처가로 가는 길에 울지도 않고 순탄했다. 차가 멈췄을 때 잠시 찡얼대는 정도?
처가에 무사히 도착해서 카시트에서 꺼냈는데 옷 다 젖고 카시트까지 젖었다. 오줌에. ㅋㅋㅋ 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새 집에 적응했다. 아내는 걱정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잘 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 확실히 조리원에 있을 때 보다 아기 보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지 수유도 자주하고 기저귀도 자주갈고 그랬다. 저녁에는 20분 사이에 기저귀를 세 번 갈았는데, 세 번째 기저귀 갈 때는 오줌도 동시에 싸서 사방으로 다 튀었다. ㅋㅋㅋ 그런데 원인을 생각해보니 점심에 아내가 분유를 데워달라는 말을 내가 잘 못 알아 듣고 뜨거운 물을 섞어서 데운 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ㅠ
장모님이 퇴근하고 오신 후에는 아내에게 폭풍 관심(=잔소리)이 시작되었다. ㅋㅋㅋ 아내는 10분만에 말대답을 했다. ㅋㅋㅋ 모두 다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일텐데... 저녁 먹을 때는 손가락 아프게 왜 밥 그릇을 들고 밥을 먹냐는 말씀까지 하셨다. ㅋㅋㅋ 산모는 젖 먹일 때 빼면 24시간 잠만 자야 한다고. ㅎㅎㅎ 앞으로 3주, 아내, 잘 지낼 수 있겠지? 이제 세온이뿐만 아니라 아내도 걱정된다. ㅋㅋㅋ
밤에는 부모님도 오셨다 가셨다. 방이 좀 덥다, 아기 발이 좀 찬 것 같다 말씀 하셨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난 잘 모르겠다. ... 12시 즈음, 잠이 들었다.
'아기 이야기 > 세온하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28일부터 34일까지(친정 2주차) (0) | 2017.02.21 |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21일부터 27일까지(친정 1주차) (0) | 2017.02.21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17일부터 20일(입원 4일) (0) | 2017.02.20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4일부터 9일까지(조리원 1주차) (0) | 2017.02.19 |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생후 1일부터 3일까지(병원 3일) (0) | 2017.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