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태아일기

[아빠가 쓰는 태아일기] 임신 35주부터 38주까지

inhovation 2016. 11. 26. 09:50

2016. 10. 24. 월 [여호와 이레]

하나가 끼룩이에게 필요한 물건 적어놓은 리스트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살펴보니 다 준비 됐다고 한다. 처음엔 진짜 뭘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랬는데 어느새 다 준비가 되다니... 우리가 산 건 거의 없고 대부분이 선물 받은 건데... Jehovah-Jireh!

2016. 10. 26. 수 [샤방샤방]
자기 전에 끼룩이가 좋아하는 노래(샤방샤방)을 들으면서 하나 허벅지랑 종아리 마사지를 해줬다. 노래도 신나도 혈액순환도 잘 되서 그런지 끼룩이가 샤방샤방에 맞춰서 춤을 췄다. 신난다. 이제 진짜 한달 남았다.

2016. 10. 27. 목 [내려간 배]
하나 배가 아래로 조금 내려갔다고 한다. 어제 샤워하다가 눈치 챘다고 하고, 출근해서도 사람들이 내려간거 같다고 하고, 집에 와서 나한테 얘기해주면서 보여주니까 나도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 끼룩이 한달 남기고 이제 나올 준비 하나보다.
자기 전에 끼룩이가 딸꾹질을 하다가 기지개도 펴고 했다. 귀여워. 이 시기에는 몸이 커져서 움직임이 좀 둔하다고 하는데 하나 생각엔 아직 끼룩이는 너무 활발하다고 한다. 회식 할 때도 엄청 움직였다고...
요새 하나가 아침에 일어날 때 뭔가 어색하다고 한다. 눈을 뜨면 휙 일어나야 하는데 배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그러질 못하니까 내 몸이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2016. 10. 29. 토 [마지막 출근]
하나가 오늘 마지막 근무를 했다. 이제 내일부터 끼룩이랑 쉴 날만 남았다. 남은 한 달, (이사가 껴 있지만) 끼룩이랑 잘 쉬면서 건강한 출산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2016. 10. 30. 일 [코끼리]
밥 먹고 쉬면서 끼룩이가 움직이는 것을 좀 느꼈는데 이제 확실히 묵직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힘도 더 세진 것 같고. 예전에는 원숭이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는 것 같았다면 이제는 코끼리가 슬슬 걸어다니는 느낌? 아무래도 좁기도 하고 그러겠지. 그리고 하나 말로는 끼룩이의 움직임에 밤낮은 없지만 나름대로 움직였다 쉬었다 하는 스케줄이 있는 것 같다고는 한다. 귀여운것ㅋㅋ

2016. 10. 31. 월 [정상입니다]
병원에 가서 끼룩이를 보고 왔다. 역시나 모든 게 정상이라는 아주 감사한 말 뿐. 다만 지금이 36주인데 머리 크기가 39주라고... 아니, 나도 하나도 머리가 작은데 끼룩이는 누굴 닮아서 머리가 큰건가? 여튼 그래도 양수 양도 적당하고 제일 중요한 머리 방향도 아래쪽으로 있다고 하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동안 검사 하면서 몸무게 찍힌 그래프도 받아봤는데 완전 정상 곡선에 딱 맞게 가고 있었다. 지금처럼 정상적인 아이로 자라다오 😃

2016. 11. 01. 화 [꾸륵꾸륵]
하나 배는 점점 커지는 가운데 하나가 허리를 앞으로 굽히지 못하니까 답답해 했다. 끼룩이가 자꾸 하나 뼈를 쳐서 아프다고 한다. 그런데 골반뼈면 머리 있는 쪽인데, 헤딩하는건가? 끼룩이가 움직이면서 하나 장을 누르는지 누워있으면 계속 꾸륵꾸륵 소리가 난다.

2016. 11. 03. 목 [걱정]
하나가 끼룩이 어떻게 낳냐고 너무 떨린다고 했다. 그 동안 이렇게 걱정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았는게 날짜가 점점 다가오니까 하나도 걱정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옆에서 지켜준다고 해도 여전히 걱정되는 목소리이기도 하고... 아무 탈 없이 순산 할 수 있기만을 기도해야겠다.
누워서 끼룩이 만지는데 어딘지는 모르지만 묵직하게 끼룩이가 손 전체로 느껴진다. 하나는 그게 등이라고, 머리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엄마만 아는 건가?

2016. 11. 04. 금 [갈비뼈]
끼룩이가 계속 커지면서 하나 뼈도 점점 더 아파진다고 한다. 특히 갈비뼈 안쪽이 아프다고 하는데 쌍둥이 임신한 사람들의 경우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는 게 몸으로 이해가 될 정도라고 한다.

2016. 11. 05. 토 [올록볼록]
아무도 없는 본가에 가서 하나랑 둘이 티비를 보는데 끼룩이가 진짜 완전 많이 움직였다. 둘 다 핸드폰을 차에 두고 와서 사진도, 영상도 못찍었는데 덕분에 눈으로 실컷 봤다. 거의 안마기가 움직이는 수준으로 뱃속에서 올록볼록 움직였다. 짱신기...ㅋ

2016. 11. 06. 일 [골반뼈]
하나 골반 뼈가 많이 아프다는데 이게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다고 한다. 음, 그럴 것도 같은게 분만 당일 뼈가 확 늘어나는 것 보다 이렇게 며칠에 걸쳐 뼈가 조금씩 늘어나면 당일에 좀 더 수월할 수 있으니까...?

2016. 11. 07. 월 [권투]
하나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왼쪽 갈비뼈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배를 만지니까 끼룩이가 권투하는 것 처럼 하나 몸을 뱃속에서 때린다. 끼룩이가 많이 커져서 그런지 조그만 움직임에도 하나가 예전보다 많이 아파한다. 끼룩아, 엄마를 살살 만져줘ㅠㅠ
하나 마음은 마치 불편한 장소에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무슨 느낌이지...?

2016. 11. 10. 목 [축복기도]
정신 없이 식사를 마치고 밤에 자려고 누워서 기도를 했다. 하루종일 끼룩이한테 관심을 못 갖다가 이제서야... 새로운 곳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축복해주시길 기도했는데 끼룩이가 움직였다. 동의의 뜻이라 생각한다. 이곳이 끼룩이가 나와서 처음 살게 되는 곳인데, 하나님께서 축복 많이 해 주셔야지.

2016. 11. 11. 금 [호르몬의 역할]
하나랑 양평에 별 보러 왔다. 끼룩이가 나오기 전에 얼른 방문한 것이다. 다행히 별도 많이 보고 달도 자세히 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나 골반 뼈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점점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고. 아마도 끼룩이가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어서 그럴 것 같다. 미리미리 조금씩 뼈가 잘 벌어지도록 하는 건가? 찾아보니 태반에서 호르몬이 나와서 골반뼈를 지탱해주는 인대를 유연하게 해준다고 한다. 놀라운 인체의 신비. 하나도, 끼룩이도, 몸이 알아서 준비를 하는구나.

2016. 11. 13. 일 [가진통?]
교회에서 집에 오는 길이 험난했다. 길을 몰라 한강 다리를 두 번이나 건너고 길도 많이 막혔다. 중간 즈음 부터는 하나가 옆구리쪽 배가 너무 아프다고 인상을 쓰면서 힘겹게 왔다. 이런 게 가진통이라는 것인가? 집에 와서 하나는 누워만 있었다. 조금 괜찮아져서 물어보니 차에서는 숨도 쉬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에휴... 진짜 진통도 내가 같이 있을 때 시작되야 할텐데... 끼룩아, 우리 타이밍 잘 맞추자.

2016. 11. 14. 월 [2cm]
이사와서 처음으로 끼룩이를 보러 병원에 갔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하나를 데리고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새로운 의사 선생님은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었고, 초음파를 보고 이미 자궁이 2cm 열렸다며 하나에게 아프지 않았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하나는 일 할 때 보단 덜 아파서 참았던 것인데 이미 끼룩이가 실제적인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니... 태동 검사도 오늘 바로 해 보자고 해서 이 검사도 잘 끝냈다. 사람마다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2cm로는 우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병원을 나섰다.
토요일에 대전에 처제 결혼식을 가야 하는 것에 대해 하나도, 나도 생각 못했는데 장모님이 물어보셨다고 한다. 음... 의사 선생님이 (병원에서) 멀리는 가지 말라고 했는데 어쩌지? 보호자로서 걱정이 많이 된다.

2016. 11. 15. 화 [빨래]
아기 전용 세제가 와서 처음으로 끼룩이 옷들을 빨고 널었는데 완전 작아서 너무 귀여웠다. 빨래 너는 내내 웃음꽃 만개 😃 얼른 옷 주인만 나타나면 된다.
저녁을 먹고 쉬는데 끼룩이의 움직임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아직 특별한 진통은 없다고 한다. 자려고 누웠는데 하나가 막 아파하는데 끼룩이가 자꾸 오른쪽 옆구리를 미는 게 느껴졌다. 왠지 나오려고 발로 갈비뼈를 쭉쭉 미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럴 때 하나는 밑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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