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태아일기

[아빠가 쓰는 태아일기] 임신 12주부터 15주까지

inhovation 2016. 8. 18. 23:48



2016. 5. 18. 수 [두 번째 만남]
눈으로 끼룩이를 본 두 번째 날이다.
 아직 엄마 아빠 보기 쑥쓰러운지 두 팔을 올려 얼굴을 완전 가렸다. 세 번째에는 얼굴을 좀 볼 수 있을까? 의사 선생님 말씀에 주 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는 끼룩이.

오는 길에는 연안부두에 들려 쭈꾸미를 사와서 맛있게 해 먹었다. 한 달 후에 다시 보자 끼룩아.

+ 작년에 둘 다 심심해서(?) 신청했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초대장을 받았다. 그러나 임신한 채로 워홀은 갈 수 없는 법. 그리고 하나는 산모교실 초대장을 받았다. 참... 회사 문제는 여전히 잘 안풀리고... 붙어야 할 게 안 붙고, 안 붙어도 되는 것이 붙는 이 상황, 모든 당락은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인가?


2016. 5. 19. 목 [첫 산모교실]
하나 속은 여전히 좋지 않다. 그래도 산모교실 가서 물티슈를 한아름 들고왔다. 샤방샤방 노래가 태교에 좋다고 해서 두 번 들었다. 끼룩이가 잘 커야 할텐데...


2016. 5. 22. 일 [입덧 9]
점심에 냉면이 먹고 싶어서 상수동 냉면 맛집 두 곳이나 가봤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먹지 못했다. 목요일에 친구랑 먹었다면서 또 먹고 싶을까? 연애할 때는 같은 음식을 자주 안먹었는데. 결국 예배 후에 교회 형(S)네 가서 냉면을 먹었다.


2016. 5. 24. 화 [직장 스트레스]
하나가 회사 사람(G) 때문에 집에 와서 펑펑 울었다. 서러운 일을 말하면서, 울 때는 내 손을 끼룩이 위에 얹어놨었는데 배가 움직움직 하는 것 같았다. 하나 스트레스에 끼룩이가 반응 하는 것인가? 하나가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2016. 5. 25. 수 [튼살 크림]
하나 배가 많이 나왔다. 끼룩이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맛있게 열무국수를 먹어서... 그런데 꼭 국수 때문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좀 헷갈린다.

배에 바르는 크림을 처음 발랐다. 자기 전엔 속이 너무 안좋아서 잠시 일어나서 물도 마시고 앉아있는다.

회사 사람(S)한테 짱 귀여운 모자를 선물 받아왔다.

하나가 이사 얘기를 계속 하는 게 아무래도 끼룩이가 태어나면 더 큰 집이 필요해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이사가야 하나?


2016. 5. 26. 목 [선물]
삼성카드에서 준 캐스 키드슨 베이비 키트가 왔다. 구경하고 바로 장농에 넣었다.


2016. 5. 29. 일 [입덧 10]
생선까스를 사와서 집에서 튀겨먹었다. 하나가 생선까스 먹는 거 처음 본다. 끼룩아, 덕분에 아빠가 생선까스를 집에서 먹는다.


2016. 5. 30. 월 [태교]
주문 했던 태교 책 3권(엄마/아빠 5분 목소리, 엄마라서 다행이다?)이 왔다. 하나가 '엄마 5분 목소리' 책을 열심히 소리내서 읽는데, 하나가 저렇게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아니 처음 보는 것 같다. 같이 온 CD도 mp3로 변환해달라고 그래서 바로 해줬다. 클래식도 듣고 있는데 좋아한다.

이전에 보던 3D 다큐멘터리 태아 2편을 마저 시청했다. 완전 신기. ... 끼룩이, 잘 크고 있겠지?


2016. 6. 1. 수 [양수 소리(?)]
하나 배가 나왔는데 끼룩인지 아닌지 여전히 긴가민가하다. 귀를 대보면 양수 소리가 나는 게 너무 신기하다.

(+나중에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양수 소리라고 대답을 안해주는 거 보면 그냥 장에서 소화되는 소리 같기도;;;)


2016. 6. 5. 일 [입덧 끝]
왼쪽 다리를 들 때 오른쪽 배가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울렁거림은 없어졌다고... 대신 속이 꽉 막힌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끼룩이가 이제 커지려나 보다. 이제 배가 나오려나? 배랑 등 마사지 해달라고 해서 해줬다. 끼룩끼룩.


2016. 6. 8. 수 [임산부 느낌]
하나 배꼽이 나온거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배는 확실히 임산부 같다. 패션도 딱 보면 임산부다. 내가 설거지랑 요리 하는 동안 하나는 손 까딱 안하고 누워서 태교를 했다. 끼룩이 양수소리는 여전히 잘 들린다. 확실히 속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임신 전처럼 정상은 아니다.


2016. 6. 10. 금 [배 뭉침]
하나가 자기 전에 왼쪽 배가 엄청 단단해 졌다고 한다. 왜지? 끼룩이가 왼쪽으로 움직인건가?


2016. 6. 11. 토 [임산부 옷 구입]
부천 꼬마야(임산부 전용 옷집)에 다녀왔다. 임산부 레깅스와 치마를 샀는데 하나가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한다. 좋고 편하다고... 집에 돌아와 쓰러져 자고 일어나 11시에 콩나물국을 끓여줬다. 끼룩이(=하나)가 먹고 싶은 건 다 해줘야 한다. 어제 만져졌던 단단한 배를 나도 만져봤다. 내가 눌렀을 때 갑자기 쉬가 마렵다고 하는 것을 보니 이부분은 왠지 방광인 것으로 추측된다.


2016. 6. 13. 월 [몸무게]
하나 몸무게가 OOkg으로 한 달 전보다 2kg찐거라고 한다. 어플을 보니 오늘의 끼룩이 머리는 계란 크기 정도. 한번 상상도를 그려봤다. 끼룩이, 왠지 귀여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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