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야기/태아일기

[아빠가 쓰는 태아일기] 임신 확인(8주)부터 11주까지

inhovation 2016. 8. 16. 21:30


2016. 4. 7. 목 [두 줄]

점심먹고 산책할 때 하나한테 연락이 왔다. 나의 첫 반응은 축하한다는 것. 기분이 오묘했다.

... 부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ㅡ'a


2016. 4. 10. 일 [첫 기도]

잠 자기 전에 처음으로 같이 기도했다. 새로운 생명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그리고 자기 전에는 하나가 장모님께서 주신 무 김치 두 개를 그냥 집어 먹었다. 깔끔하고 시원해서 이런 게 자꾸 땡긴다고 한다.


2016. 4. 11. 월 [HCG 호르몬 1]

수요일(총선날)에 병원 예약을 못해서 토요일(16일)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속이 미식거리는 이유는 HCG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2016. 4. 12. 화 [남편의 기분변화]

아침에 일어나는데 갑자기 새로운 생명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무능함(?)에 대해 알게 되며 하나님의 전적인 도우심과 돌보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되는 하나의 속 울렁거림과 입맛의 변화. 어떡해야 할까?



2016. 4. 16. 토 [첫 만남]

7주 6일. 온 몸으로 들리는 태아의 심장소리.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치며 눈앞이 흐려졌다.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다니...

부모님은 축하해 주시고 장모님은 놀라셨다.


2016. 4. 17. 일 [친척들의 반응]

산모는 힘들고 성격도 날카로워지니 네가 무조건 맞춰주고 잘해라(큰어머니).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니 건강을 최우선시 해라(큰고모).

= 넵, 정말(?) 잘 하고 있고, 건강을 먼저 챙기겠습니다 :)


2016. 4. 18. 월 [입덧 1]

하나는 카레를 계속 찾는다. 속이 계속 안좋고 어떻게 해도 불편하다고 한다. 배가 조금 나오는 듯 하고 단단해지는 것 같기도...


2016. 4. 19. 화 [보건소]

보건소 가서 피검사를 했다. 엽산을 무료로 받았다. 알아보니 가족보건의원에서 자연분만을 하면 무료라고 한다. 하나의 목표는 여기서 자연분만을 하는 것으로 바꼈다. 무료 좋아~


2016. 4. 20. 수 [입덧 2]

도토리묵, 콩나물무침, 계란조림이 먹고싶다 한다. 슈퍼에 도토리묵은 안팔아서 콩나물무침과 계란조림만 해줬다. 입맛 없는 하나의 입맛을 확 살려주길 기도하며...


2016. 4. 23. 토 [쇼핑]

삼대천왕에 나온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쇼핑을 하면서 원피스랑 운동화도 사줬다. 하나가 항상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2016. 4. 25. 월 [입덧 3]

깻잎을 먹고 싶다고 해서 마트에서 바로 샀다. 반찬 3가지 세트로 고르는 거라서 된장에 무친 고추랑 지포 무침도 샀다.


2016. 4. 26. 화 [입덧 4]

하나 입덧이 점점 심해신다. 속이 너무 안좋다고 한다. 토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나중에 끼룩이한테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면 어떡하지? 불안감이 슬슬 엄습해온다.


2016. 4. 28. 목 [HCG 호르몬 2]

HCG호르몬은 임신을 잘 유지시켜주기 위한 호르몬이지만 위 괄약근 운동 기능을 떨어뜨려서 소화가 잘 안되는 거라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입덧이 있는 게 태아에게는 좋은 거라고 한다. 그래도 항상 아무거나 맛있게 잘 먹는 하나였는데, 그립다.


2016. 4. 30. 토 [나들이]

인천대공원 나들이 나왔다. 속이 계속 안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이면 10주다. 끼룩이 얼른 보고 싶다. 우리 끼룩이. 우리 하나.


2016. 5. 3. 화 [입덧 5]

뜬금포로 더위사냥을 찾는다. 10년 동안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러나 나는 바로 사왔지. 하나와 끼룩이를 위해. 다행히 집 앞 슈퍼에서 팔았다. 미션 클리어.


2016. 5. 7. 토 [내 집 마련]

하나 오른쪽 골반이 뻐근하고 쿡쿡 쑤시고 오른쪽 아랫배가 딴딴하다. 아무래도 끼룩이가 내집마련을 하고 있는 듯?(아, 얘도 전세구나). 자궁이 커지며 주변 인대가 늘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2016. 5. 8. 일 [선물 1]

교회 누나(S)가 임산부 옷을 한아름 주셨다. 하나는 복대가 참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끼룩이가 너무 작다. 키 5cm 몸무게 5g. 쪼꼬매. 귀요미. 잘 크고 있겠지? 하나도 궁금, 나도 궁금. 하나 몸무게 변화는 거의 없다.


2016. 5. 9. 월 [입덧 6]

하나 골반 쪽 아프던 것이 오후 3시를 기해 싹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점심 먹고 나서는 극심한 오심으로 인해 토 할 뻔 했다고... 먹고 싶은 것은 많은데 생각하면 갑자기 토 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치킨티카마살라를 찾지만, 욱.


2016. 5. 10. 화 [아픔]

하나가 새벽에 재채기 하는데 명치가 아파서 깼다고 한다. 저녁에도 뾰족한거로 쿡쿡 찌르는 듯이 잠깐 아팠다고 한다. 왜지? 끼룩이가 이사가나?


2016. 5. 11. 수 [D-200]

명치가 계속 아프다고 한다. 하나는 어제부터 오이를 잘 먹는다. 식욕이 많이 돌아온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심한 시기는 지난 것 같다. 하나가 자기 전에 끼룩이한테 말을 걸었다. 끼룩아, 잘 크고 있는거지?


2016. 5. 12. 목 [입덧 7]

하나가 불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퇴근 길에 불고기를 사러 갔다. 그런데 알고보니 하나는 원래 불고기를 싫어했다고...

나는 다음 주 수요일에 끼룩이 초음파를 보러 가야 해서 회사에 휴가를 냈다.


2016. 5. 14. 토 [다큐멘터리]

3D 과학다큐멘터리 태아 1편 만남을 봤다. 수정부터 성장까지 봤는데 왕 신기하다. 끼룩이도 이렇게 잘 크고 있겠지. 급 걱정과 불안이 엄습해 오지만, 잘 됐을거라 믿는다.


2016. 5. 16. 월 [이름]

끼룩이 이름을 뭐로 지을지 고민되서 출근하는 셔틀에서 잠이 오지 않는다. 아직 성별도 몰라서 더 고민이다. 한자를 쓸지 말지도 고민이다. 흠...


2016. 5. 17. 화 [입덧 8]

하나가 출근 전에 점심을 먹고 집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드라마처럼 '욱' 하고 입덧을 했다고 한다. 입맛은 돌아오지 않고, 입덧은 나아지지 않고,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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