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청년행전

15. 감사서

inhovation 2016. 4. 25. 19:00

1장

인사

1 큐티진의 청년행전 작가 이인호는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그리고 제주도에 흩어진 청년

2 곧 영이공팔공의 큐티진을 따라 매일매일 성령충만을 얻기 위하여 큐티하는 형제자매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넘치길 원하노라

3 축하하리로다 대학에 합격한 새내기 청년들이여 이제 OT도 가야 하고 대학생활을 앞둔 너희가

4 기쁘고 설레기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근심이 가득한 것을 내가 아노라

5 이번 달엔 새내기 청년들을 위하여 한 형제가 겪은 일을 통해 은혜 나누기 원하노니 눈 있는 자는 읽을찌어다

 

2장

배부른 고민들

○ 평범한 대학생 형제가 이천팔년 이월부터 겪었던 일이라

2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내가 몇 가지 근심에 사로잡혀 있었으니

3  첫째는 대학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요 둘째는 술이니 내가 지금까지 술자리를 경험한 적이 전혀 없음이라

4  셋째는 주일이 껴 있는 대학 OT에 갈지 말지 결정하는 일이니 내가 심히 고민하였더라 그리고 넷째 고민은 이와 같으니 요즘 부쩍 만나고 있는 자매와 사귈 것인지의 여부라

5  이천팔년 이월 이십일 수요일에 나는 결국 그 자매와 사귀기로 하고

6  이틀 후 여친에게 줄 선물을 들고 설레는 맘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더니

7  갑자기 연락도 자주 않던 고3 때 친구들에게 줄줄이 문자가 오더라

 

친구의 자살

8  내가 그 문자를 살펴보니 쭛쭛가 죽었으며 장례식장은 어디고 학교 앞에서 몇 시에 만나기로 했다는 내용이라

9  문자를 확인하고 나니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더라 뒤통수를 흠씬 두들겨 맞은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와 옷을 챙겨 입고 내가 친구들과 함께 장례식장으로 향하매 친구들이 가로되

10 쭛쭛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다 하니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하도 울어 눈물도 마르셨더라

11 우리 모두는 할 말을 잃었고 졸업한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난 그 친구는 사실 우리가 죽인 것과 같으니

12 제각기 좋은 대학 가겠다고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교실에서 그 친구가 홀로 외로워 할 때 나는 분명 그를 보았노라

13 그러나 교회에 열심히 다닌다고 미친놈 소리도 듣고 심지어 별명이 '이 목사'였던

14 나 역시 그 친구에게 한마디 말도 붙이지 않고 내 갈 길로 바삐 갔으니 하룻밤을 지새우며 내가 그리스도인이 맞는지 자괴감에 빠져들었노라

15 내가 그리스도인이 맞는지….

 

OT, OTL…

16 다시 이틀 후, 이십사일 주일에 미처 상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대학 OT에 참석했더니 OT는 한마디로 말하면 초실패였더라

17 아는 사람도 없고 기분도 별로였으니 말도 많이 하지 않아 친구 사귀기도 어려웠고

18 눈치 보기 싫어 내게 주는 술도 받는 대로 족족 모두 다 마셨더라

19 이에 내가 더 큰 자괴감에 빠졌으니 이유인즉 나는 그때까지 술은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음이라

 

결국 아웃사이더

20 입학을 하고 나는 술자리를 동반하는 모든 과모임에 참석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먹으니

21 과 친구들에게조차 다가가지 않아 결국 혼자 지내게 되었더라

22 학교에서 대화할 사람이 전혀 없었던 까닭에 홀로 지내는 학교생활을 닷새간 하고 나면 말 하는 법을 잊는 느낌이더라

23 점심은 거르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점심시간을 넉넉히 비워둔 것이 후회스러웠고

24 내가 심중에 이르길 '정말 말로만 듣던 아웃사이더가 바로 나구나' 싶었으니 이런 기분은 절대로 글로 표현할 수 없음이라

 

3장

말씀이 위로가 됨

1 하지만 우울했던 이월 말부터 삼월 초까지 힘겹게나마 버틸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 있었으니 바로

2 하나님의 말씀이더라

3 나는 늘 혼자였지만 이제 넉넉한 점심시간에 도서관에서 큐티진을 펴기 시작했고

4 현란한 컬러링으로 본문을 칠하며 읽은 그 말씀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으니

5 이 때 만큼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을 강하게 느꼈던 기간이 지금까지 없음이라

6 나는 혼자였으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믿는 사람들끼리 드리는 개강예배의 말씀과

7 선교단체 선배들의 환대로 나는 점점 회복되었더라

8 하지만 이 이야기는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9 나는 여전히 과 친구들을 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아직도 나는 과에서 아웃사이더라

 

끝인사

10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희들에게 대학 적응의 실패 사례를 보여 주려 함이 아니요

11 열심히 큐티하라는 교훈을 담은 것도 아니라 (하지만 열심히 하길 권하노라)

12 이 형제가 나에게 고백하길 '그저 이 모든 것에 있어서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라' 하였으니

13 아하, 내가 이 말을 되뇌어 보고 결론짓길 너희에게도 이와 같은 고백이 있길 원하노라

14  기쁘고 즐거운 순간이 있으면 언젠가는 슬프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고

15  슬프고 힘든 순간이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기쁘고 즐거운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라

16  그러므로 너희는 사도 바울의 말씀과 같이

17  범사에 감사하라  살전 5:18

18  은혜가 새내기를 비롯한 너희 무리에게 있을찌어다


2010년 2월 @QT Zine(Young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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