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찬란한 로마의 시작을 보다

inhovation 2016. 3. 3. 20:50

No. 148

로마인 이야기 1,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한길사 펴냄

 

  로마인 이야기. 그렇게도 많이 들어봤던 책인데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그 첫 번째 권을 읽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책은 꼭 사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이 책은 장편이기 때문에 쉽게 사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동안 못읽었던 이유;;;ㅋ 말도 안되는 어이없는 이유.^^; 회사 도서관에서 다른 책들 둘러보다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가 있어서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빌렸는데 상당히 재밌었다. 그래서 바로바로 출퇴근 하면서 읽어나갔다.

  고등학교도 이과를 나오고 대학교때 전공도 역사나 인문, 이런 쪽으로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참... 인문학적 상식이 제로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한데, 요즘 이런 책을 읽으면서 점점 소양을 쌓고 있는 것 같다. ㅋㅋㅋ 세계사도 학교다니면서 배워본 적이 없다;; 이런 나의 '백지와도 같은' 머릿속을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 시작의 역사를 아름답게 그려주며 나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사실 흥미를 불러일으킨 주요 원인은 예전에 한참 빠져있었던 '시저3'라는 게임의 역할도 한 몫 했다.ㅋㅋ 이건 게임 해본 사람만 알 듯.^^; 여튼;;ㅋㅋ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는 것이다. 전체를 통해 느낀 점은, 흔히 알고 있는 '로마 제국'의 이미지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그 시작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기본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의 나를 볼 때, 나도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고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지금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이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낙심하거나 실망하지 말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ㅎㅎ

  1권에 소개되는 모습은 로마의 기원전 753년 부터 기원전 270년에 이르는 약 500년 기간을 다루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로마는 수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승리하기도, 또 패전하기도 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있었던 삼니욱 족과의 싸움에 있어서는 적군의 전략에 걸려들어 1만명의 로마 병사 중 600명이 인질로 잡히고 나머지 병사는 무장해제 된 채 속옷만 입고 로마로 돌아가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후에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삼니움 족과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로마연합으로 끌어들였다.

  이런 소소한 역사들을 볼 때, 당시에는 엄청나게 큰 사건일 수 있지만, 이런 모든 역사들이 후에 세워질 위대한 로마제국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도 그때마다 닥치는 일들은 나에게 엄청난 사건들로 인식되며 다가오겠지만, 내 인생 전체를 보았을 때에는 내가 성장하는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작은일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살아가기!?ㅋ^^

 

  타민족에 대한 포용정책도 상당히 개방적인 점이 인상깊었다. 전투에서 패배하여 로마에 항복한 적국이라 할지라도 원로원 의원으로 선발하여 그 민족도 로마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이런 로마의 모습과 비추어 생각해 보니 최근에 새로 교회를 옮겨 다니는 곳과 겹치는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이제 두달 좀 넘었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인사 안해서 모르는 사람 말구^^;)이 친절하게 인사해주고 내 기준에 '두 달' 이라는 친밀감을 넘어서는 것 같다. 담당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도 역시 마찬가지. 사실 이런 모습은 거의 첫 주, 둘째 주에도 느꼈었다. 한 달도 안 되어서는 목사님 집에 새로온 사람들이 다 초대받고, 또 시기가 맞아서 여름 수련회도 따라갔는데, 그 때도 많이 친해지고, 사람들이 나를 '새로온 사람'이라는 것 보다 이제 '우리교회의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주고 받아주는 것이 참... 감동이었다.^^:

 

  책의 또 한 부분에서 느낀 점은 로마의 제2대 왕 누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선왕 로물루스의 호위대였던 300명의 병사를 해임했다. 그리고 왕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이 아니라 신관이 입는 하얀 토가를 걸치고, 혼자서 자주 숲속에 틀어박혔다. 누마가 숲속에서 님프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사람들은 누마가 님프를 통해 신들로부터 계시를 받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누마는 숲에서 나올 때마다 새로운 개혁안을 민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민회는 그 개혁안을 모두 승인했고, 원로원은 만장일치로 동의를 표했다. 권력이란 거칠고 우락부락한 형태로만 행사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이 누마는 43년 동안 로마를 다스린 뒤, 님프들의 마중을 받으며 평온하게 저 세상으로 떠났다. (p. 52)

  나는 이 부분을 읽고 가장 먼저 '쉼'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왕이라면 정말 바쁠 사람일 텐데 수수한 차림으로 숲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낸 누마 왕. 그가 정말로 님프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눈코뜰새 없이 바쁜 자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면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쉼'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곳을 나올 때마다 나라를 위해 새로운 생각들을 갖고 나왔으니 국민들 역시 좋아할 수 밖에. 리더쉽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동시에, 삶에 있어서 쉼의 유익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항상 일만 하고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쉼의 시간을 가지며 삶을 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이번 베트남 여행 가는 것을 '합리화(?)'시켰다.ㅋㅋ

 

  이런 이야기 말고도 로마의 수립 과정을 읽는 역사 그 자체도 매우 흥미롭다. 로마인 이야기, 역사적 소양을 넓힐 겸, 로마인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도 얻을 겸, 2700년 전의 로마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ps. 아, 다 쓰고 생각났는데, 영화 300의 배경이 되는 페르시아 전쟁도 나온다. 영화 봤던 기억도 떠오르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 그리고 트로이 목마 전쟁도.....ㅎ 책 한 권 읽고 쓸 말이 참 많았네.........ㅋ


2012년 9월 17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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