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기독교를 믿을 수 없는 17가지 이유

inhovation 2016. 3. 3. 20:44

No. 146

기독교를 믿을 수 없는 17가지 이유

데이비즈 G. 마이어스 지음

이창신 옮김

IVP 펴냄

 

  몇 년 전에도 이렇게 생각 한 것 같은데, '기독교는 항상 욕만 먹는 것 같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 시절에도 종교는 탄압받았고(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이후에도 끊임없이 기독교는 논란의 중심,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 최근 이슈화 되는 기독교 관련 지적들을 살펴보면 종교인 세금 납부, 세습, 건축, 목회자 성범죄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예수님을 믿으라고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기도 참 애매한 듯. 일반 대중에게는 더더욱. 지하철 내 표교행위가 지하철 승객이 꼽은 최악의 3위 안에 들어있을 정도다. 어디선가 본 안티 기독교 홈페이지에는 성경 한 절, 한 절을 일일히 반박하는 글도 본 적이 있다. 기독교를 둘러싼, 기독교를 방해하는 세력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쯤 되면 나홀로 신앙생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전도'라는 것이 참 힘든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사실 "기독교를 믿을 수 없는 17가지 이유"는 이런 이유로 부터 시작되서 읽은 것은 아니다. 그냥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내 안에 밀려오는 기독교에 대한 회의감같은 것들 때문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봤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1. 모든 게 '하나님의 뜻' 이라고요? - 내 탓입니다

2. 맹신과 광신의 종교, 덮어놓고 믿으라니요? - 광신자와 불신자의 춤판

3. 뭘 믿으나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 단순화된 고정관념

4. 기독교는 반지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종교 아닌가요? - 과학과 종교의 핵심

5. 종교라는 게 너무 감정적인 거 아닌가요? - 회의주의 남성 클럽

6. 영혼이 존재한다고요?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요? - 육체와 영혼의 불가분성

7. 기도만 하면 만사 형통이라고요? - 기도는 '통하는가?'

8. 인간이 그냥 창조되었다니, 이것 참! - 자애롭고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9.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순전히 심리적인 것 아닌가요? - 중요한 진실과 성경의 지혜

10. 종교가 없는 세속적인 국가들이 더 살기좋은 나라가 아닌가요? - 세속주의와 시민 의식

11. 기독교는 성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 있잖아요! - 하나님과 동성애

12. 역사에서 기독교가 저지른 온갖 만행을 보세요! - 명목상의 종교는 편견을 낳는다

13.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괴팍하고 무서워요! - 신앙싱과 선함

14. 신앙을 가지면 더 불행해지지 않을까요? - 행복과 신앙의 상관관계

15. 신앙이 병도 낫게 한다구요? - 건강과 신앙의 상관관계

16. 종교는 심리적 환상이 아닌가요? - 종교를 설명하면 종교의 의미가 사라질까?

17. 충분한 증거가 없으니 회의주의가 정직한 태도겠군요 - 믿음의 모험 

 

  안티 크리스찬들이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한 흔한 질문들이다. 읽으면서 조금 어려운 장도 있었다. 대부분의 장은 질문에 대한 반박으로 이루어져있다. 여기에 대해 나의 생각은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이 책은 쓰레기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왜냐하면, 통계를 너무많이 언급했다. 물론, 통계라는 것은 반박할 수 없고 조사 결과에 의한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다. 그런데, 이런 숫자를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예수님께로 되돌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갖고 읽다 보니 책 내용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마치 이런 것들이었다. 통계상 기독교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하다. 통계 결과이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이 글을 보았을 때, '아 통계 결과가 이러니까 나도 행복해 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난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통계는 집단의 '평균'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내가 이런 마음들을 가지고 처음에 읽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기독교에 대한 회의적인 마음을 어떻게 하면 풀어볼 수 있을까 궁금해서 책을 폈는데 온갖 숫자놀음과 그래프나 그린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으니 바닥을 치는 나의 마음에 설명이나 위로가 될 리가 없지.

 

  그래서 사실 이런 마음으로 독후감을 쓰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광고도 꽤 되고 IVP에서 나온 책인데, 그래도 저자 나름대로 노력해서 쓴 책인데 내가 쓰레기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다시 좀 더 살펴보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통계나 실질적인 여러 조사자료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이 책은 논리적이다. 소위 안티 크리스찬들이 반박하고 있는 항목들에 대해서 저자 나름대로의 논리적 구조를 가지고 답변을 하고 있으니 이런 의미에서는 꽤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 일반적으로 설명해 주기에, 오해를 풀어주기에도 괜찮은 정도인 것 같다.

 

  이런 것과 관련하여 내가 관심을 갖고 깊이 살펴본 것이, 위에 목차에서 분홍색으로 칠해 놓은 장이다. 성 소수자들에 관련된 장.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동성애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성경적인 입장도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성 소수자에 대한 폭넓은 관점, 성경의 관점,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지에 대한 물음과 약간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에서 본다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 내용일지 모르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성 소수자와 일반 사람들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결혼을 하든 독신을 하든 모두 괜찮다고 하면서 성 소수자들에게는 독신을 강요하는 것,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일까? 만약 내가 다니는 교회에 성 소수자가 새신자로 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죄인이니까 회개하라고 강요할 것인가, 아니면 올바른 성 의식을 가지고 다시 오라고 말해줄 것인가? 그가 예수님을 진심으로 믿고 싶다고 하면 우리는 세례를 베풀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을 어느정도까지 정죄해야 타당할까? 그러면, 성 소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 사람인가?

 

  기독교를 믿을 수 없는 17가지 이유. 제목과는 반대로 이책에서 제시해 주는 것은 믿을 수도 있는 17가지 이유를 제시해 준다. 기독교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2년 9월 3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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