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하나님은 항상 당신 편, 내 안에 하나님은 있다!

inhovation 2016. 3. 3. 16:52

No. 136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필립 얀시 지음

차성구 옮김

IVP펴냄


  작년에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필립 얀시 지음)을 읽고 블로그에 글도 남겼었다. 다시 읽어보니 새롭다. 그 때도 하고 있던, 아니 사실 그 전부터 하고 있던 고민이 아직도 이어져오고 있다니 생각하니 말이다. 이런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전히 답은 찾이 못했고 최근에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필립 얀시 지음)를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신앙에 대해 알만한 것(죄, 십자가, 부활, 구원 등)은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고민이 계속되는 것이 '혹시 내 안에 하나님이 없는 것일까? 성령님이 계시지 않은 것일까?'하는 불안한(?)마음 때문이다. 이 책 제목이 나의 탄식과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의 저자는 필립 얀시이다. 이전에 읽은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과 같은 저자이다. 이 책 가운데에도 이전에 읽은 책의 내용이 언급되기도하고 얇았던 그 책으로만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 책 역시 담고 있다. 이 책은 400쪽 정도로 꽤 두껍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고민이 말끔히 해결되거나 하는 그런 것은 없다. ^^; 다만, 전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생각할 수 있는 거리가 되고 시간을 나에게 준다. 책을 읽으면서 보는 문구들 하나하나를 통해 나의 신앙생활을 살펴볼 수 있고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면 '위로'라고 할 수 있겠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내가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열망을 느끼기 시작한 첫 날부터 써 왔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라는 밝은 약속만 믿고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대로만 하면 하나님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갈라놓는 커튼이 내려올 것이다. 하나님이 그 자리에 계신지조차 늘 확신할 수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아니,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할까?

  이 책은 내가 '의심'에서 출발해 '믿음'으로 나아간 과정, 즉 하나님을 향한 순례의 길을 요약한 글이다. 먼저 교회에서 겪은 안 좋은 경험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거나 영성이라는 주제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싶지 않더라도 최대한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읽은 다음에 덮어 주기 바란다. (p. 7-8)

  책을 읽고 든 생각 몇 가지를 정리하면

  우선, 책 제목대로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는 생각은 버리게 되었다. 이 책은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그와 같은 생각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해 준다. 그리도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항상 뜨거운 마음이면 걱정이 없을 수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마음이 식을 때도 있고, 죄 가운데 빠져 있을 때, 의심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러한 마음들, 혼자 고민 할 때 옳지 못하다고만 생각하는 걱정들에 대해 위로는 준다. 


  성공적인 기도 생활과 적극적인 하나님의 임재, 유혹에 대한 지속적인 승리가 담보된 인생 계획을 세웠다면, 당신은 오래지 않아 깊은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언제나 불확실하고 가변적이다.

  많은 신앙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공통적으로 승리를 거뒀다거나 성공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영적인 기술을 강조하면, 하나님이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시는 열정적인 관계에서 멀어질 수가 있다. 성경은 교리 체계나 신비로운 경험보다는, 인격적인 존재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그리고 모든 인격적 관계는 불안정하다. (p. 263) 

  흔히들 예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강조한다. 인격적 관계,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이 점을 조금 이해하기 쉬웠다. 특히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았다. 몇 년 동안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항상 사랑한다고 하며 좋아하며 연인 관계를 이어왔지만 가끔은 서로 서운 할 때도 있고 기분이 서로 안좋을 때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에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지만 지금은 다시 서로 이해해주며 잘 만나고 있다. 그 때에나 지금이나 여전히 연인'관계'인 것이다. 오히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이전보다 더 끈끈한 정도 생기고 가까워지는 것 같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라는 것도 이와 같은 것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보다 내가 하나님과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이라고만 느끼며 불안해 하는 것 아닐까.

 

  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여럿 제시하며 책에서 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공감이 되면서 내가 하고 있는 걱정들이 비정상적인 것거나 이상한 생각들, 옳지 못한 생각들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었다. 내가 옳지 않은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물론 이러한 걱정들이 계속해서 더 심각해지면 영적으로도 건강치 못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여튼 이런 걱정들이 당연한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위로도 주었다. 


  하나님이 선하다는 사실은 아무 어려움 없이 믿을 수 있어. 하지만 내 의문은 거기서 한 발 더 나가. 그분이 선하다는 게 무슨 뜻일가? 얼마 전에 빌리 그레이엄의 딸이 심각한 가정 불화를 겪고 있어서 그레이엄과 그의 가족이 유럽까지 가서 그 부부를 만나 함께 기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런데 결국 두 사람은 이혼하고 말았다더군. 빌리 그레이엄의 기도도 응답되지 않았는데, 나 같은 사람의 기도가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도 건강 문제나 딸이 겪고 있는 어려움, 결혼 생활 같은 내 삶의 주제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울부짖고 있는데, 그분이 어떤 식으로 응답하실지 전혀 감을 못 잡겠어. 도대체 우리는 하나님께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p. 25-26)

  고민의 끝은 어딜까? 얼른 이런 고민을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런 시간들이 지속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끊임 없이 생각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쉽게 표현을 하자면 이러한 시간들이 나의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나누는 한 분이 계신데 그 분께서는 항상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주신다.

 

"어떤 선택을 하든 하나님은 항상 네 편이라는 것을 잊지 마."

 

  위로가 많이 되며 참으로 감사하다.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며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서도 하나님이 나를 떠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편이라는 믿음을 주시니.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장 35절~39절)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는 탄식을 이제 확신으로 바꿀 때인 것 같다. 내 안에 하나님은 여전히 계시고 나의 이런 신앙의 위기처럼 느껴지는 고민의 순간들이 믿음의 선조들도 모두 거쳐갔던 과정임이었음을, 그리고 이런 과정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주는 순간임을 믿어야겠다.

 

아, 내 안에 하나님은 있다!


2012년 6월 3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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