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

79.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현대문학 펴냄

inhovation 2016. 2. 29. 23:17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얼마 전에 리뷰로 올렸던 '연을 쫓는 아이'에 이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 편의 감동과 견줄만한 이야기 전개와 상황들이 책을 읽는 내내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흥분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로 '연을 쫓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20세기 중후반부터 펼쳐지는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소재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전 편이 아프간 내부의 극심한 상황에서 빠져나와 이민자로서의 삶을 나타냈다면, 이 책에서는 전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내용을 담아내었다.

  이 책에는 두 여인이 나온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마리암과 집으로 떨어진 포탄으로 눈앞에서 가족을 잃은 라일라가 그 주인공이다. 비운의 두 여인은 한 남자와 함께 같은 집에 살면서 많은 고통에 시달린다. 폭력과 억압은 다반사고 이를 피해 도망가려다 발각되어 더 심한 폭력에 시달리며 전쟁 속의 위험한 도시에서 살아간다. 친구와 가족을 잃고, 자신이 낳은 자녀와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게다가 날마다 이어지는 전쟁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하게 살아간다.

  이 책에서 이런 인물들의 아픔과 함께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전쟁의 잔혹함이다.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전쟁에 대한 경험이 영화나 책,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간접적인 것 뿐 이였다. 물론, 이 책에서도 간접적인 경험이지만 소설을 통해 그 참상을 하나, 하나 알아갈 때에는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친구와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냄은 기본이고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불안한 사회 속에서 매일을 마음 조리며 살아야 하는 그 세세한 심리상태가 결코 평안하지 않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정말로 전쟁이란 두 글자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생지옥과 다름이 없었다.


  요즘 남북의 관계가 상당히 많이 틀어져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한다. (북한에서는 인공위성이라 주장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든지 남한 정부를 향해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가끔은 '정말 이러다가 또 한 번의 남북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전쟁에 대한 심각한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알고 난 이상 두 번째 남북 전쟁은 정말 안 된다. 수적으로는 남한이 북한보다 열세여도 전력으로는 우세라는 기사가 있어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 고통을 겪지 않는다면 우리 때문에 다른 쪽이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 북한을 위해 많이 기도하지 않는 편이지만 요즘은 그런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기도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두 나라의 상황을 잘 살펴 주시길, 북한에도 복음이 잘 전파되어 옳은 방향으로 잘 나아가기를 위해서. 아무쪼록, 이 나라에의 위험한 지금 이 상황들이 잘 해결되길 기도하고 또 한 번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2009년 2월 25일 @gg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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