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13 미국 서부

<미국여행 19일차> 샌프란시스코 - 페리빌딩, 기라델리, 그레이스 대성당

inhovation 2016. 9. 30. 00:00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이제는 익숙해진 메가버스. 칼트레인 역에 내려서 오늘은 뮤니패스를 이용해 중심가까지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다른 블로그들을 통해서 봤을 때 샌프란시스코의 교통수단을 설명하면서 '전철과 버스의 중간개념'이라는 말들을 봤는데 뭔지 몰랐었다. 도대체 이게 뭘까. 그런데 타보니까 알겠다. 경전철처럼 작고 짧지만 도로 중간에 있는 레일을 따라 가면서 신호등도 지키는 그런게 있다. 그러다 지하로 내려가서 지하철도 된다. 아, 바로 이런걸 말하는 것이였구나...

  칼트레인역에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구장엘 들렸다. 앞에 큰 시계탑이 있어서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버스와 전철의 중간개념'을 타러갔다. 야구경기도 보면 재밌었을텐데 아쉽다. 길 건너편에 있는 승강장에서 경전철을 탔다. 사람들을 전철역에 있는 교통카드 찍는 곳에 카드를 대지만 우리는 뮤니패스이므로 패스. 그런데 타도 표 검사를 하는 사람이 없다. 신기한 교통수단을 탔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떴다. 그간 15분 정도씩 걸어서 중심가로 이동했는데 이렇게 전철을 타니까 너무 편하다. 피어 1부터 피어 39까지 다시 한 번 돌아보는것이 목적이었는데 조금 있자 옆에 멋진 것이 있어서 황급히 내렸다. 인터넷에서 봤던 것인데, 화살을 거꾸로 꽂아놓은 조형물. 그런데 그 크기가 엄청나서 기념사진찍기 딱 좋다. 베이브릿지를 바라보면서 화살 조형물에서 사진도 찍고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걸어갔다. 바닷바람이 제법 강해서 날이 쌀쌀하다. 하늘엔 갈매기들, 땅엔 홈리스, 요리조리 피해가며 쭉- 걸어갔다. 예전에 부두에 화재가 난 적이 있다는데 이곳에서는 중간중간 다 타버리고 바다위로 살짝 튀어나온 그을린 기둥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나온 것이 페리빌딩.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금방 나올지 몰랐다. 빌딩이라기엔 조금 낮았는데 2층으로 되어있었나, 그렇고 가운데 시계탑이 솟아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일자로 된 길을 따라 상점들이 즐비해있다. 그런데 여기 있는 가게들은 뭔가 조금 달랐다. 일반 브랜드 상점보다 특별하다고 해야 할까? 들어가자마자 쥬스를 한 쟁반 따라서 시식용으로 나눠주는 사람에게 파인애플 쥬스를 받아서 마셔봤는데 여태까지 이렇게 맛있는 파인애플 쥬스는 마셔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새콤함면서 달콤한 그 맛이 '정말 신선한 맛'이었다. 쭉 걸어가면서 구경하는 가게들도 상당한 구경거리가 되었다. 빵에 올리브오일을 찍어먹게 되 있는 시식도 되어 있었는데 빵만 몇 개 집어먹었다. 조금 가자 다크초콜릿이라면서 봉지에서 내 손에 털어줬는데, 이 아저씨 손이 정말 크다. 한주먹은 되 보이는 만큼 초콜릿을 손에 담아줬다. 땡큐. 맛은, 정말 맛있었다. 안에는 아몬드인지 땅콩인지, 견과류가 씹히는데 초콜릿 맛도 정말 깊고 씹히는 그것이 정말 고소했다. 나중에는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한 번 더 받았다.

  빌딩을 나오자앞에는 천막을 펼쳐놓고 안에서 보던 것들이랑 비슷한 것들을 많이 팔았다. 그중에 우리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꿀.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미국에서는 꿀은 진짜라고 하더라.'고 하셨는데 파는 모습도 진짜 같았다. 양봉이라고 그러나, 꿀을 재배(?)하는 사진도 있고 직접 벌 주인(?)이 꿀을 만드는 모습도 사진과 설명으로 붙어 있었다. 명함도 있었는데 꿀 파는 곳 주소가 적힌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진짜 꿀을 파는 곳도 있긴 하겠지만 비싸기도 하고, 시중에 파는 꿀은 하도 설탕을 섞는다 뭐 말이 많아서 믿지 못하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꿀을 잘 사먹지 않아서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꿀을 파는 곳 답게 작은 천막은 노란색이었는데 하얀머리 할머니께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이것저것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데 꿀로 만든 양초도 보여주시면서 냄새를 맡아보라고 했다. 꿀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게 일반적인 양초의 파라핀 냄새가 나지 않았다. 계속 있으면서 꿀을 구경하니까 한 번 맛보라고 이쑤시개에 꿀을 뭍혀서 한 개씩 주었다. 정말 달았다. 여러가지 꿀이 있어서 설명을 해 주시면서 계속 뭍혀 주었는데 맛이 조금씩 다른게 신기하기도 했고, 어떤 꿀은 타먹지 말고 그냥 퍼먹는 것이라고 해서 조금 퍼줬는데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할머니가 자기는 매일 아침 한 수저씩 퍼먹는다고 하면서 계속 설명을 해 주었다. 크기가 커 질수록 싸지는 것은 당연한데 어떤 크기의 꿀을 사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지만 적당한 크기에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꿀을 샀다. 아버지가 좋아하시겠지? 

 

  빌딩을 나와서 길을 건너려고 보는데 앞에는 전차가 지나갔다. 이것도 뮤니패스로 탈 수 있는 것인데 아주 오래된 전차이다. 세계 각지에서 들여와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인데 100년도 더 된 것 같다. 참, 관광도시로서 이것저것 잘 활용하는 것 같다. 케이블카도 그렇고 전차도 그렇고 타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모습만 보고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카메라를 꺼내개 만드니 말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우리가 드디어 이 전차를 타본다. 노선은 하나인 듯 싶지만 같은 모양의 전차는 없다. 색깔이 다 다르다. 우리가 탄 전차를 주황색, 이탈리아 밀란에서 들려온 것 같다. 실내에 이렇게 적혀 있으니. 뮤니패스를 보여주고 자리에 앉았다. 바다를 바라보게 앉아서 걸어가려고 생각했던 부두를 보면서 타고 갔는데, 타고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하는 곳도 있었고 특별한 관광지로 개발은 안 된 부두라서. 물론 걸어가면 걸어가는 것대로 재미는 있었겠지. 크루즈 선착장도 있어서 여기서는 잠시 내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일정이 늦어지면 오늘 볼 것들을 다 못보니까 잠시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데 종점까지 가기 몇 정거장에서 익숙한 한국말이 들려왔다. "빨리와!" 여러 명이 같이 다니는데 우리가 탄 전차를 타려고 남자 한 명이 전차를 먼저 잡고 일행들을 부르는 소리였다. 예닐곱명의 다른 사람들, 고등학생 정도로 되 보이는 여자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다 타느라고 전차는 1분 정도 제자리에서 이 사람들을 기다려야 했다. 다 타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쏘리, 쏘리"를 연발하며 모두 자리에 앉았는데 이 다음부터도 가관이었다. 의자에 눕고 기대고 하면서 온갖 소란을 다 피워가면서 사진을 찍는데 정말 진상이었다. 이 사람들 탔을 때 부터 우리 둘은 말 한마디 안했다. 같은 한국사람이라는게 너무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금 가자 밖에 다른 일행이 있다면서 창문을 내리고 손을 내밀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 부른다. "장로님, 장로님" 아, 교회에서 왔구나... 정말 많이 부끄러웠다. 창문을 내리고 소란을 피우는 행동에 결국 운전기사는 차를 세우고 자리에 일어나 앉으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종점에 도착해서 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래서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구나. 진상 중에 진상, 진상 중에 개진상이 따로 없었다.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 내가 외국에서 한국사람 만나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케이블카를 내리고 어제 지나왔던 길을 다시 올라 기라델리 초콜릿 공장으로 향했다. 미국 오기 전에는 기라델리는 들어보지도 못한 것이었는데 미국에서 유명한 초콜릿이라고 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꼭 사야 할 기념품이라고도 하니 유명하긴 유명한가보다. 저번에 피어39에서는 매장만 갔었는데 오늘은 공장을 가는 것이다. 저 멀리 기라델리 간판이 보였는데 그 앞에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바로 바다. 따스한 햇볓 아래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갈매기들이 어떤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도 보았는데 여자 옆에 있는 맥도날드 햄버거 때문인 것 같았다. 갈매기에 둘러싸여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젊은 여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서 백사장으로 내려갔다. 조금 앞에는 오래된 배 두 척이 있었는데 위에 올라가서 안내판을 보고 해석해보니 샌프란시스코에 처음으로 들어온 배라는 것 같았다. 바닷가에는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해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깅을 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평일 이 시간에 조깅을 하는 사람은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는데, 정말 미국은 조깅이 국민운동인 것 같다.

 

  점심으로 싸온 베이글을 먹고 기라델리 초콜릿 공장으로 올라갔다. 입구가 어디인지 헤매다가 주차장으로 들어간 다음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초콜릿 가게가 나왔다. 헷갈릴 법도 한 것이 기라델리 건물 안에 다른 가게들도 입점을 해 있어서 어디가 진짜 기라델리인지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초콜릿 가게에 들어가니 작은 초콜릿 두 개를 준다. 한 개를 까서 반을 뜯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아니, 초콜릿 안에서 카라멜이 녹아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 입 넣어보니 초콜릿과 카라멜의 달콤함이 입 안을 가득 메운다. 아- 정말 맛있다. 이 초콜릿은 정말 사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둘러봤는데 비싸긴 비쌌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어떤 할인을 받아야 조금 더 싸게 사는 것인지 계산을 다 하고 80개 들이, 50개 들이 초콜릿 두 봉지를 샀다. 뮤니패스에 있는 10% 할인을 받았다. 할인 금액은 조금이지만 여행지에서 쓰는 한정된 돈 안에서 이런 할인은 정말 소중하다.

 

  바로 옆에는 기라델리 아이스크림가게가 있었다. 먹고 싶었지만 가격들이 다 너무 비쌌다. 그래도 기라델리까지 왔는데 아이스크림 한 번 못사먹어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큰 마음 먹고 아이스크림 주문! 기라델리초콜릿맛과 스트로베리치즈맛을 주문했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꼭 먹어보라고, 가보라고 하나보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쉬다가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초콜릿 공장 견학(?)을 했다. 그냥 초콜릿 만드는 과정이 순서대로 써 있고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신기했다. 아, 초콜릿을 이렇게 만드는구나...


  

  기라델리를 나와서는 다음 목적지, 그레이스 대성당으로 향했다. 케이블카 가는 길 중간에 내리면 갈 수 있어서 어제 보려고 했는데 첫 케이블카에 흥분해서 일정이 꼬여서 못 본 것이다. 조금 걸어서 케이블카를 기다려서 탔다. 사람들은 줄이 너무 길어서 한 시간씩 기다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런적이 전혀 없었다. 줄이 길 때는 탄 적이 없고 운이 좋게 모두 바로바로 탔다.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지도를 보며 내려야 할 곳을 잘 보고 성당 근처에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빌딩 숲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는 것은 너무 신이난다. 언덕들이 있어서 오르는데 힘이 들기도 하지만 다 오르고 나면 멋진 경치들을 볼 수 있어서 좋고, 지난 번에도 쓴 것 같은데 건물들이 모두 제각각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거 구경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는 구경거리이다.

 

  그레이스 대성당, 엄청 크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크다. 우리는 앞으로 들어가지 않고 옆문으로 먼저 들어가서 처음에는 크기를 몰랐는데 나중에 앞문으로 나와서 뒤를 보았을 때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사진으로는 그 크기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옆문에서 사진을 찍다가 문을 한 번 열어 보았는데 거대한 문이 열렸다. 발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내밀어 들어가는 그곳은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 같이 느껴졌다. 일단, 숨쉬는 소리 조차 내면 안될 것 같은 고요함이 온몸을 감쌌다. 문이 닫히자 시끄러웠던 케이블카 소리와 자동차 소리들을 모두 차단해 버리는 성당의 분위기에 눌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였다. 귓속말을 겨우 나눠가며 이곳 저곳들 둘러보는데 '성스러움'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둑침침하면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조화를 이루면서 높은 천장과 바닥 사이를 메웠다.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여기에 있고 싶었다. 의자에 앉아서 5분 정도 쉬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할 때, 마음이 너무 심란할 때 이곳에 들어온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신과의 대화를 나누는 이런 공간, 꼭 신과의 대화는 아니어도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잠시 분리되어 마음을 식힐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는 것은 참 중요할 것 같다. 나도 한국에 가면 이런 곳을 찾아야 하겠다. 일단, 이곳처럼 조용한 곳이면 좋겠다. 명동성당?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고 나서는 다시 정문으로 나왔다. 문을 열자 다시 도시의 복잡함이 우리를 반겼다. 대성당 안에서 느꼈던 기운과는 또 다른 거대한 기운이 우리를 덮쳤는데, 바로 정면에서 바라보는 성당의 웅장함이었다. 지난 번에 보았던 성 베드로 바울 교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거대함 가운데 섬세함이 숨겨져 있는 그레이스 성당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안에서 시간을 보냈던 만큼 밖에서도 사진을 찍으며 이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했다.

 

   한낮의 강렬한 태양빛이 한풀 꺾일 즈음,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코스, 백화점으로 향했다. 케이블카를 타기에도, 버스를 타기에도 애매한 거리라서 우리는 그냥 걷기로 했다. 계속 말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걸으면서도 볼 수 있는 즐거움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선택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유니온스퀘어를 지나 메이시스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신기한 것은 여자친구는 이 때부터 완전 생기를 찾았다는 것. 참, 여자들은 돈을 쓰지 않아도 이런 곳에 있다는 것으로 행복함을 많이 느끼나보다. 따라다니면서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대부분 싼 것 같았지만 한국보다 얼만큼 싼지 정확한 비교를 할 수는 없으니까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폴로 옷 같은 것들은 확실히 쌌다. 백화점을 내려오면서는 통유리로 된 곳에서 유니온스퀘어를 바라볼 수 있었느데 이 역시 하나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아래에서 보던 것과 여기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여자 건물을 다 보고 나서는 남자 건물로 이동. 신기한 것은 이 때는 내가 신이 났다는 것. 여자가 신기한 것 보다 그냥 사람은 이런 곳에 있다는 것만으르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나보다. 비싼 것도 많이 있었지만 한국보다 싼 것들은 계속 만지작 만지작. 오늘은 일단 맛보기 사전조사 나온 것이니까 기억해 놨다가 다음에 사야지.

 

  백화점을 다 둘러보고 나서 차 탈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걸어갈만한 시간도 되었는데 뮤니패스도 있겠다, 한 번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지하철이라기보다 아침에 탔던 '버스와 전철의 중간개념의 그것'을 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지하로 내려가야 했다. 바로 타고 가는데 이게 참 웃긴다. 다음 역에 가기 전에 서버려서 왜 그런가 봤더니 아직 정류장에서 앞 열차가 떠나지 않은 것.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땅 위로 올라와서는 신호에 계속 걸렸다. 점점 초조해졌다. 7시는 다 되어가는데 마지막 좌회전 신호를 못받고 계속 서 있는다. 아니, 전철을 탔는데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니, 너무 아이러니다. 이상하게도 직진 신호 두 번이 바뀔 동안 좌회전 한 번 안바뀌고 세 번째 되어서야 신호를 받고 내렸다. 6시 58분. 엄청 뛰어서 저기 서 있는 버스에 겨우 올라탔다. 시간이 남아돌 때는 몰라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바쁠 때는 대중교통을 절대 이용하면 안되겠다. 이건... 관광용이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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