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V

2030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inhovation 2015. 9. 28. 18:02
No. 173
유엔미래보고서 2030
박영숙, 제롬 글렌, 테드 고든, 엘리자베스 플로레스큐 지음
교보문고 펴냄


  2000년이 될 때, 온 세상은 밀레니엄 버그로 떠뜰썩 했다. 컴퓨터 시스템이 19**에서 2000으로 넘어가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디지털 세상이 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리집은 이런 대 혼란을 믿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대비해 아버지께서는 집에 라면 한 박스를 사 놓으셨다. 2000년 1월 1일, 우려와는 달리 디지털 시스템은 밀레니엄에 잘 적응했고, 나는 방학 내내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2000년이 된지 15년이 지났다. 2015. 너무 익숙한 숫자이지만 90년대의 삶을 생각해 본다면 2015년 정말 먼 미래를 가리켰다. 그 때 자주 하던 게임에서 1920년대부터 시작해서 도시를 발전시키는 게임이 있었는데 2000년이 넘어가면 모노레일이 나오고 2015년쯤 되면 자기부상열차가 나왔다. 그리고 2030년을 끝으로 더이상 새로운 내용의 아이템은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게임에서의 마지막 년도인 것이다.


  이렇게 먼 미래처럼만 느껴지는 2030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유엔 미래보고서 2030'이다. 이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파트의 제목은 2030 메가트랜드로 계속해서 변해가는 세계애 대해 다루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권력 구도 재편성, 유전자 변형 및 유기농 식품,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시대, 로봇과 컴퓨터 등등에 대한 내용이다. 2~5번째 파트는 각각 인류 미래 예측, 경제 붕괴, 불로장생, 우주개발 시나리오를 다룬다. 모든 내용들을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어렵진 않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부분들은 가볍게 무시하면서 읽어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30 메가트랜드 변화에서 사회와 문화 분야에서는 진정한 빅데이터 사회가 도래한다고 말하고 있다.(p. 39) 미래에는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져서 인간은 필요한 데이터를 찾은 방법을 학습해야 하고, 도서관 사서의 역할은 정보 검색을 도와주는 사람이 된다고 하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대학교에서 도서관 주최로 대회를 열었던 게 있는데 바로 정보 찾기 대회가 있었던 게 생각난다. 참여는 하지 않았었고 공지만 봤었는데, 문제가 나오고 여기서 말하는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찾는 사람이 우승자인 대회였다. 이런것도 함께 생각해 본다면 미래에는 지식을 소유하는 것 보다는 지식을 발굴해 내는, 발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말이다.


  2030 시대의 5대 대표산업도 전망하였는데 먼저 차장 다음으로 운전기사들이 사라질 거란 것이 눈길을 끌었다.(p. 72) 구글은 2011년 가을, 자동차가 안전도를 높이고 사람들의 통근 시간을 줄여줄 것이라고 발표했다.(p. 90) 그리고 지금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다. 뉴스도 본 적이 있는데, 무인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며 테스트중이라고 한다. 사고가 몇 번 났었지만 모두 사람이 운전하는 다른 차가 사고를 유발한 것이라고...

  또 다른 직업으로는 대학교수가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p. 73) 이 내용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10년, 15년 뒤에는 대학교수를 할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오픈 코스웨어(Open Courseware), OCU(Open Courseware Univ.)라고 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coursera라는 곳을 통해 몇몇 강의를 듣고 있긴 한데, 이런 시스템이 앞으로는 더욱 확대되어 대학교수가 사라진다니... 꼭 별도의 사이트를 거치지 않더라도 이미 유튜브에는 많은 대학의 강의를 통으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어렸을 때 들었던 학교에 나오지 않는 교육이 이렇게 점점 실현되나 보다.


  책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자주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미래를 개척하는 과학자들의 신조 같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미래에도 불가능하다고 맹신할 필요도 없다."(p. 106),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언제나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p. 107)는 것을 통해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실제 신문 기사를 통해 얼마 전에 본 내용은, 삶은 달걀을 날달걀로 다시 바꾼 과학자의 이야기를 봤는데, 단백질의 역 변형이라는 간단한(?) 원리를 생각해본다면 나중에 어쩌면 화상 환자들의 피부를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파트 6,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언급했다. 여기서는 기후변화와 깨끗한 수자원, 인구증가와 자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신종 질병, 윤리적 의사결정, 안보, 인종갈등 및 테러, 에너지 등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UN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인 SDGs를 확정하는데 현재까지 17개의 목표(goals)와 세부목표(targets) 169개를 수립한 상태이다. 정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책의 내용들은 이 정도로 요약하며 살펴볼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빅데이터 관련 이야기였다. 특히, 지식은 산재해 있으니 이를 잘 찾아서 꿰는 능력, 다시 말해, 진주는 이미 널리고 널렸으니 이를 잘 엮어 목걸이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원 공부를 하며 선배들이 했던 말인데, 논문도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미 있는 데이터와 지식은 많이 있으니까 논문에서 이 내용들을 잘 조합해서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전공도 다양해서 이런저런 잡지식(?)이 많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이런 것들을 잘 엮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 융합과 창조. 이 시대가 말하고 있는 것인데...? 2030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의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서도 이 때가 되서서도 내가 잘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해야 좋을지고 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에 들었던 조언들을 생각해 본다면 기술자보다는 기획자가 되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정보와 기술들을 기획할 수 있는 사람. 적절한 예가 될 지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컴퓨터 개발자라고 하는 분들을 보면 기술들이 뛰어난 반면에 처우가 너무 열악하다. 우스개 소리로 을도 아닌 병, 정 쯤 된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모두 10년 전에 컴퓨터가 뜬다고 할 때 그 당시로는 생소한 컴퓨터 관련 분야로 뛰어든 분들인데...




유엔미래보고서 2030

저자
박영숙, 제롬 글렌 지음
출판사
교보문고 | 2012-11-19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모든 것이 고갈되고 성장이 멈추는 2030 미래 세계의 가상 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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