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15

[꽃보다 신혼 36] 다시 찾은 라오스에서의 여유

2015. 02. 05(목) 계획에 없던 라오스, 비엔티엔에 비싸고 힙겹게 도착했다. 아침 비행기로 내려서 숙소를 구하고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연히도 게스트하우스 최고층, 창가 쪽 방을 받아서 지금 발코니에 나와서 그동안의 일정을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공항에서 쪽잠을 자느라 피곤했던 아내는 점심도 거른 채 잠을 잔다. 비엔티엔에 볼거리가 별로 없다고 해도 우린 본 것이 전혀 없는데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다. 여행 와서 이러고 있는 게 조금 어색하긴 해도 그냥 이러고 있는 게 조금 좋기도 하다. 여행에서 꼭 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한 달 쯤 전에 라오스, 특히 루앙프라방에서는 이렇게 여유를 부리면서 지냈었는데... 라오스에만 오면 뭔가 나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정말 ..

[꽃보다 신혼 34] 여행도 작은 인생이다

2015. 02. 03 (화) 어제 새로운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돈이 아까운 생각이 아내와 나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것 같다. 말없이 걷다가도 지난 일에 대한 약간의 후회와 아쉬움을 간간히 얘기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생긴 1센트로 시작한 카지노에서의 게임이 2000배가 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고 엄청 흥분이 되었다. 큰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그래도 매우 중요한 돈이었다. 김동률의 출발에서 이런 가사가 나오지. ‘별 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ㅎㅎㅎ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정말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30만원의 지출에 기분이 푹 다운됐다가도 2만원도 안 되는 돈이 생겼다고 또 이렇게 즐거울 줄이..

[꽃보다 신혼 32] 열 발자국마다 풍경이 다른 마리나베이

2015. 02. 01 (일) 싱가포르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 같은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이 호텔과 함께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높은 빌딩들은 정말 멋있었다. 낮에 보는 모습도 멋있었는데 해가 지면서 야경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 역시 정말 멋있었다. 마리나베이를 따라 걷는데 10발자국 걸을 때마다 보이는 풍경이 계속해서 달라 보였다. 마리나베이샌즈호텔, 플라이어, 아트사이언스박물관이 겹치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새롭게만 보였고, 반대편에 있는 머라이언까지 갔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미래도시에 온 것만 같은 싱가포르의 다운타운 모습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보낸 메일에 답장이 와 있었다. 자기는 싱가포르에 21개 호텔을 갖고 있는데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달라는 거였다. 그래서 다시 답을 했다..

[꽃보다 신혼 17] 방콕 시내는 낮져밤이

2015. 01. 17 (토) 숙소를 방콕 시내 쪽으로 옮겼다. 카오산로드가 볼거리가 많긴 해도, 방콕의 번화가도 볼만할 것 같아서 과감히 숙소를 옮기기로 한 것이다. 하루를 보내본 결과 ‘대만족’은 아니다. 일단 숙박비가 시내라서 카오산로드보다 더 비쌌고, 이동시간 절약 차원에서 숙소를 옮긴 건데, 그냥 카오산로드에 머무르면서 버스로 다녀와도 됐을 것 같았다. 터미널21은 숙소랑 조금 떨어져 있어서 못 갔지만, 씨암센터(Siam Center)나 마분콩(MBK, 이름이 마분콩ㅋㅋ, 너무 웃긴 이름인 듯)을 비롯해서 돌아오는 길에 빅C까지 숙소를 오가며 주변의 쇼핑몰 4-5곳은 들어가 본 것 같다. 그래도 못 들어간 곳도 있긴 하지만... 일단 그 규모에 너무나도 놀랐다. 나도 뭐 우리나라의 큰 백화점이나..

[꽃보다 신혼 06] 하노이의 반대말, 루앙프라방

2015. 01. 06 (화) 조용하다. 착륙 전에는 창 밖을 보는데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어둠 속에 간간히 보이는 불빛을 찍으려는데 너무 어두워서 카메라가 초점도 잡지 못했다. 비행기를 내리고 나서도 공항에 비행기도 몇 대 없었고, 그 마저도 작은 비행기였다. 공항도 작았다. 택시를 타고 오는 길은 오토바이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차도 많이 없었다. 집들도 드문드문 있었다. 메콩강변에 천막 아래 의자를 깔아 놓은 식당과 카페들이 있었는데, 사람들마저도 여유로워 보였다. 하노이와는 완전 다르다. 하노이의 반대다. 하노이는 항상 오토바이 소리와 클락션소리,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천지였는데, 이곳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밤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노이의 밤과는 다르다. 루앙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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