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5

<미국여행 35일차> 라스베가스에서 롱비치를 거쳐 새크라멘토로

2013년 2월 14일 화요일 라스베가스에서 마지막 날이다. 그러나 늦장을 부릴 수는 없다. 정오가 되기 전에 남은 호텔 뷔페 무료 이용권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무는 없지만 비싼 돈 주고 산 것인데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아침은 더 쿼드 호텔에서 먹기로 했다. 사람들의 평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야지. 여행이 길어질 수록 피곤해지는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짐은 아침을 먹고 와서 챙겨 나오기로 했다. 평일 아침. 밤만큼의 화려함은 없지만 그래도 라스베가스는 여행객들로 언제나 붐비는 듯 하다. 언제나 깔끔한 호텔 거리를 걸어서 쿼드 호텔로 향했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카지노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니 뷔페가 보였다.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음료..

[꽃보다 신혼 47] 익숙한 곳을 떠나 다시 익숙한 곳으로

2015. 02. 16(월) 집에 가기 위해 공항철도를 기다렸다. 삐리리리리리리. 지하철 오는 소리가 들린다. 47일 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소리. 그런데 몸이 반응한다. 무섭다. 한 달 반 정도 이곳을 떠나 있었으면 조금 어색할 것도 같았는데 너무 익숙하다. 이젠 여행지에서 배낭을 꾸리는 일이 익숙해졌다 싶었는데 더 익숙한 곳으로 와버렸다. 깨기 싫었던 꿈속에서 나온 느낌이랄까. 아, 이렇게 이번 여행도 끝이다. 공항과 멀어져가며 이제 점점 현실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나의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 기약 없는 다음 여행을 괜스레 기대하며 집으로 향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분보남보를 먹으러 떠났다. 걸어갈 수는 있는 거리였지만 그래도 가깝진 않았다. 마지막 날이라고 카메라도, 핸드폰도 챙겨 나오지 ..

[꽃보다 신혼 30] 푸켓을 바라보는 빅부다의 미소

2015. 01. 30 (금) 나는 불교는 아니지만 불교국가인 태국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참 많았다. 그 중 한 개가 바로 ‘타이스마일’이라고 부르는 미소였다. 태국 여행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인들의 미소는 나 역시 살며시 미소를 따라 짓게 만들었다. 푸켓에서 가장 큰 불상인 빅부다를 찾아가서 느낀 것도 바로 이 미소였다. 약간은 통통한 듯 보이는 빅부다의 얼굴에 알 수 없는 신비롭고 부드러운 미소는 계속해서 쳐다봐도 질리지 않았다. 사실 빅부다 말고도 쉽게 볼 수 있는 불상들은 살포시 미소를 품고 있긴 하다. 음... 불심이 깊은 태국인들이 미소를 쉽게 짓는 것은 어쩌면 불상을 바라보며 그 미소를 닮은 것 아닐까? 내일 싱가포르로 가는 날이니 오늘이 푸켓에서의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그..

[꽃보다 신혼 26] 경험을 많이 하면 선택이 달라진다

2015. 01. 26 (월) 길을 잃어 우연히 만난 한국인 여행자 센터 아저씨의 말이다. “경험을 많이 하면 인생의 선택에 있어서 뭔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뭔가 가슴에 훅- 들어오는 명언 같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들어와서 푸켓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다가 어떻게 하다 보니 조금은 깊을 수 있는 서로의 인생 이야기까지 하게 되어 아저씨가 지금까지 오신 길을 얘기해 주시면서 들은 말인데... 지금 여행자 센터에서 일 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듣고 그동안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이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는 이번 여행 경험을 통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꽃보다 신혼 06] 하노이의 반대말, 루앙프라방

2015. 01. 06 (화) 조용하다. 착륙 전에는 창 밖을 보는데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어둠 속에 간간히 보이는 불빛을 찍으려는데 너무 어두워서 카메라가 초점도 잡지 못했다. 비행기를 내리고 나서도 공항에 비행기도 몇 대 없었고, 그 마저도 작은 비행기였다. 공항도 작았다. 택시를 타고 오는 길은 오토바이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차도 많이 없었다. 집들도 드문드문 있었다. 메콩강변에 천막 아래 의자를 깔아 놓은 식당과 카페들이 있었는데, 사람들마저도 여유로워 보였다. 하노이와는 완전 다르다. 하노이의 반대다. 하노이는 항상 오토바이 소리와 클락션소리,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천지였는데, 이곳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밤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노이의 밤과는 다르다. 루앙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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