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쉽게 읽는 정치학 이야기

inhovation 2016. 3. 3. 14:38

No. 126

정치학으로의 산책

21세기 정치연구회 엮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블로그를 통해 계속해서 쓰고 있지만, 요즘 나의 최대 이슈는 대학원 공부에 관한 것이다. 이미 수 차례 밝혔듯이 학부에서 물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하여 대학원인 북한개발협력학 공부를 하기에 너무나도 배경지식이 없다.(ㅠㅠ) 정치학개론이나 경제학원론 같은 책을 읽어야 하나 하는 부담감에도 몹시 싸여있다. 그러나 그 책들의 두께를 보면 읽기도 싫어지고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다가 찾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전공 기본서를 읽어보는 것이 물론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두려운 마음만 갖고 억지로 읽어나가면 읽지 않느니만 못하지 않은가?(!ㅋ) 일단 학과 수업을 따라가야 하니 정치학이 도대체 뭔지를 알아야겠다는 마음에 인터넷을 찾다가 알게된 책이 바로 "정치학으로의 산책"이다. 350쪽 정도 되는 일반 책보다는 약간 두꺼운 감이 없지 않지만 전공서적보다는 훨씬 쉽게 읽을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학교에서 빌렸다.(책 살 돈이 요즘 없어서ㅠㅠ...^^;ㅋ) 일하는 틈틈히 3일동안 읽었다.  


   저자는 많다. 14명이나 된다. 21세기 정치연구회 교수님들이 쓴 글들을 한대 엮어 놓은건데, 아마 21세기 정치연구회는 영남지방 교수님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인 듯 하다.(ㅋ..대학교 위치를 생각해보니..^^) 여튼, 정치학 분야에 각각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이 글을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은 총 14개의 작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총 4부로 위 사진에 있는 차례 처럼 가벼운 주제부터 심도깊은 논의로 이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앞에서는 '정치학이 이런거구나!', '와, 쉽네.'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뒤로 갈 수록 '역시 어렵군...', '간단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ㅋㅋ)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일반 전공서(는 안읽어 보았지만)보다는 훨씬 더 쉽게 쓰여져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장의 시작은 딱딱하지가 않다. 위 사진에서는 오즈의 마법사의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오즈의 마법사의 내용을 통해 정치학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오즈의 마법사 내용 자체가 정치적인 상황을 풍자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숨어있는 이야기를 설명해 주는 것도 재미있었고 정치학 이야기도 쉽게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았다.

 이것 말고도 7장 정치라는 수레바퀴에서는 여론, 선거, 정당, 압력단체를 각각 설명하면서 의약분업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끌고 나왔다. 네 개의 개념을 설명할 때 네 개의 예시를 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예시에서 각각 다른 면들을 보여주며, 또 공통점과 차이점을 들어 설명하며 읽는이로 하여금 이해가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정치라는 것을 간단히 나타내면 '권위의 배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경제학과 비교하면 이렇게 써 있다.

 

"정치학과 경제학은 모두 사회의 재화가 어떻게 분배되는가에 관심을 가지는 학문이다. 경제학에서 취급하고 있는 사회적 재화는 상품, 서비스, 자원 등의 물질적 재화이고 정치학에서 취급하는 사회적 재화는 권련, 존경, 명예, 희망 등 비물질적 재화다." (p. 90)


  정치라는 것에 대해 그냥 국회의원이나... 음...뭐; 그냥 정치인 이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정치학에 대해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뭔가 좀 많이 뿌듯하다. 이번 학기에 국제정치경제라는 과목을 듣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11장 국제정치의 한국, 한국의 국제정치를 읽으면서는 왜 국제정치라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권위의 배분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는 반면에 국제적인 관계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이권다툼이 국내상황일 때 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권위의 배분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하고 효과적인 국제정치가 필요한 것이다.(맞니?^^;;;ㅋㅋ)

  또한 주변의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보는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말하지만 주변국들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통일로 인해 급격한 사회정치경제의 변동이 주변국들에게도 큰 여파를 미치기 때문에 주변국은 남한과 북한이 큰 탈 없이 현 체제, 분단 상황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우리나라는 국제무대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또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지도 매우 중요한 정치적 사안인 것이다.

 

  책 제목처럼 어렵고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정치학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산책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또 머릿속에 정치학에 대한 윤곽을 그려넣을 수 있었다. 소재들도 다양해서 전반적인 정치학을 알아가고 이해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정치학의 개념, 정치학의 역사, 정치학의 분야, 정치학의 작용, 정치학의 현재 등 풍성한 내용이 담겨있다. 정치학에 대해 가능하면 쉽게, 빠르게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이제 즐거운 삶, 기쁜 정치를 위해 우리 함께 '정치학'으로의 산책을 나가 볼까요?" (서문 중)


2012년 3월 13일@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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