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법

inhovation 2016. 3. 3. 14:29

No. 125

국제개발협력의이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북한개발협력학 석사과정에 합격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제일 많이 물어봤던 질문 중에 한 개가 '거기서 뭐 공부해?' 였다. 그때마다 대강 대답은 했지만, 실은 나도 잘은 모른다. 학부에서 물리학과 교육학을 배워서 정치외교나 경제 관련해서는 학문적 지식이 전무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북한, 개발, 협력. 북한을 개발하고 남한과 협력하는 것인가?(ㅎ)

  대학원에 합격하고 동생이 내 책상에 이 책을 올려놓았다.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500쪽 가까이 되는 많이 두껍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책보다는 두툼하다. 동생도 학교에서 수업 때 들었던 교재라고 하면서 주었다. (근데 다 읽어보니 정말 학교 수업 교재로 딱이다.ㅋ^^) 국제개발협력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이 책을 썼다. 집필 의도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꼭 수업 교재 때문은 아니다. 그 동안 이 분야의 전반적인 이론적 관점, 역사적 배경, 정책구조를 다루는 책, 쉽게 다가가면서도 충분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책머리에서 이 책의 편찬 의도를 밝히고 있다. 꼭 공부하는 학생에게만이 아니라 일반인이 교양을 위해서, 또는 이 분야에 대해 폭 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에 대해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이 분야에 대해서 상당히 넓게 알게 되었다. 깊게 들어가면 세부적인 내용이 있겠지만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알게 되었다.

 

  좋았던 점 중에는 우선 많은 약어들에 대해 별도로 책의 앞부분에서 정리를 해 놓았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약어 정도라면, UN, IMF, WTO, ... (이정도? 물론, 더 있겠지...ㅋㅋ APEC, EU, NBA? 응?'ㅡ'a...ㅋㅋ) 많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는 계속해서 약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앞에 따로 정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앞을 확인하며 약어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특히 DAC는 전혀 몰랐던 단어인데 책에 많이 나와서 알게 되었다.

  

  또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단순한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자주 별도의 Box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한 실례 등등이 실려있었다. 그리고 그림과 표도 많이 나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복잡한 부분 같은 곳의 이해도를 상당히 높여 주었다. 원조금에 대한 자금변동상황 등도 파이그래프나 변화추이를 알아볼 수 있는 꺾은 선 그래프, 나라별 비교가 가능한 막대 그래프 등등 매우 자세히 나와있어 책을 읽으며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했다.

 

  책 내용에 대해서.

  책의 차례는 아래와 같다.

 

제1장 공적개발원조(ODA)의 개관

  이 장에서는 ODA가 무엇인지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해 준다. 국제개발협력이란 것이 무엇이고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개발도상국을 어떻게 분류하고 구분짓는지 등에 대한 배경을 말해준다.

 

제2장 공적개발원조(ODA)의 역사

  이 장에서는 ODA의 역사를 1950년대 이전부터 10년 단위로 최근의 흐름(2000년대)까지 살펴본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에는 경제성장만이 공적개발원조의 목표였지만 이러한 목표들이 실패로 돌아갔기에, 전문가들이 모여 단순히 도와주는 것 이상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밥을 먹여주는 것에서 밥 짓는 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할까?

 

제3장 천년개발목표

  이것은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여러가지 목표들을 세운 것을 말하고 있다.

 

제4장 공적개발원조(ODA)의 주요 논의 과제

  제일 긴 장이다. 먼저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대해서 논의하고 총 11개의 논의 과제를 제시하고 각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도 흥미로웠던 점은 인간의 기본 욕구가 정말 단순한 먹고 사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상위 욕구에 해당하는 교육이나 자아성취 등의 욕구에 대해서도 국제개발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장을 읽으면서 '국제개발협력의 분야가 정말 넓구나'하는 것을 깨달았다. 주요 논의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역량개발

2. 지속가능한 개발

3. 인간개발

4. 거버넌스와 참여적 개발

5. 크로스커팅 이슈

6.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

7. 비구속성 원조

8. 무역을 위한 원조

9. 취약국가

10. 정책일관성

11. 인간안보

 

제5장 개발원조의 조정 및 실시

  개발원조에 관련되어 있는 세계기구들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의 역할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관련 기구는 UN, OECD/DAC, 원조공여국, 국제개발금융기관, 시민사회, 민간기업 및 기타가 있다.

 

제6장 공적개발원조(ODA)의 지원형태 및 최근 추이

  어떠한 방식으로 원조를 하느냐에 대해 다룬 장이다. 프로젝트 및 프로그램 원조, 기술협력, 예산지원, 식량지원, 재난구호, 부채탕감, 시민단체기관 및 다른 NGO를 통한 간접 원조 등이 지원 형태인데 각 나라들의 실례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제7장 국제개발협력의 프로젝트 형성과 관리

  국제개발협력이 이루어지는 정책과정이나 단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단계들을 거쳐 국제개발협력이 기획되고 집행되고 평가되는지에 대해 몇 가지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제8장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제목 그대로다. 한국의 공적개발원조의 역사와 내용들을 다룬다. 그동안 한국이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바뀐 역사와 현재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상황 등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 한 권만 읽고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다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국제개발협력에 관해 개괄적인 내용을 알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내가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느낀 점은, 세계가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응?;;ㅋ) 이미 수 십년 동안 변해오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지만, 이제는 예전에 있었던 우리 나라만 잘 살면 된다라는 식의 발전보다는 모두가 잘 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접경국가가 빈곤국이므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때문에 이를 막기위해 국제원조에 더 신경을 쓴다면 이는 조금은 이기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것 보다는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해 어떻게든 엮여 있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잘 사는 방향으로 틀어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대로 아직도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억명에 이르고 문화혜택이나 정보화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수십억명에 이른다는 것을 생각할 때에 측은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당장 내가 그곳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평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지금 내가 하기로 작정한 공부, 북한개발협력학 공부에 더 매진해야 하겠다. 개발협력의 분야 중에 교육 분야도 있으니 내가 대학원 선택은 잘 한 듯, 앞으로 2년 간 대학원에서 잘 배워 굶주려가고 김정은 통치 아래 억압되어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도록...!(ㅠㅠ)


2012년 3월 9일 @inhobook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