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120.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토드 휘태커 지음, 송형호 외 옮김, 지식의 날개 펴냄

inhovation 2016. 3. 3. 12:53


학교폭력, 교사가 해법이다

 

  요즘 교육계 최대의 이슈를 꼽아보라 한다면 단연 '학교폭력'일 것이다.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정말 학생들이 저질렀다고 믿기 힘들 정도의 폭력사건이다. 네티즌의 여론은 가해학생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학생들을 문제의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 이러한 사태가 학생들만의 문제일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러던 중에 예전에 사 놓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에서 현직 교사, 교장, 대학교수의 경험이 있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전에 쓴 '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와 비슷한 맥락의 책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 보러가기(클릭)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의 책은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본 것이라면, 이 책,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는 훌륭한 교사와 평범한 교사를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총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에서는 실제적인 예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교사와 평범한 교사의 차이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둘의 차이점은 책의 뒷표지에 정리되있는데, 아래와 같다.

 

 훌륭한 교사

 평범한 교사

 문제의 해법을 사람에게서 찾는다

 문제의 해법을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규칙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발생시 예방에 집중한다

 문제 발생시 처벌에 집중한다

 학생에겐 높은 기대치를,

자신에겐 더 높은 기대치를 갖는다

 학생에겐 높은 기대치를 갖지만

스스로에겐 별반 기대를 갖지 않는다

 교실 안의 최대 변수는 교사임을 알고 있다

 학생, 학부모, 사회환경을 변수라 생각한다

 모두를 존경으로 대한다

 특정 대상만을 존경으로 대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하려 애쓴다

 불평과 불만을 생각 없이 퍼드린다

 관계개선에 힘쓰며 먼저 사과할 줄 안다

 날카로운 지적, 꼼짝 못할 반박을 일삼는다

 사소한 소란은 무시할 줄 안다

 사소한 소란에 밀려 전쟁을 선포한다

 매사에 계획과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

 주사위 구르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우수한 학생을 항상 염두에 둔다

 항상 중간층 아이 위주로 생각한다

 노력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결정은 피한다

 노력하는 사람까지 불편하게 만들 결정을 내린다

 학력평가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학력평가 자체에 집착한다

 변화를 이루는 감정의 힘을 안다

 말만으로 동기를 유발하려 한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훌륭한 교사의 길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교사가 되는 길도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임용시험에 합격하거나 사립학교에 취직을 해야 하는 좁은 길인데, 이 길에서 다시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많은 것들을 갖춰야 한다니... 지금 학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도 몇 명 안되는 학원의 학생들을 대하며 가르치기가 가끔은 정말 힘들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이 있는데...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반성하며 나의 태도를 개선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전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생각은 '교사의 행동에 따라 학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교육관, 교사관과도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교육을 '학생이 스스로 배우며 성장해 나가되, 교사는 학생의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학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의 능력도 인정하되 교사가 그 길을 바르게 설정해주고 인도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훌륭한 교사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받았던 느낌은 '교사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바로 위 표에서 다섯 번째에 있는 것 처럼, 교실의 최대 변수는 바로 교사인 것이다. 교사의 행동에 따라 학생들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요즘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생각해보자.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며 나 역시 몇 가지 원인들을 생각했다. 첫째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들은 어렸을 때 부터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에서 자라온 학생들이다. 또한 계속해서 인터넷을 통해 여러가지 수 많은 유해정보들을 거름막 없이 접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세대이다. 둘째로 학생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교사의 권위가 매우 줄어들었다. 내가 학교 다니던 10여년 전만 해도 선생님이 때리면 달게 맞고 행실을 고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는데, 요즘은 선생님이 때리려는 시늉만 해도 사진찍어 신고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그렇다고 체벌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 게임하는 것을 차단한다고 셧다운제가 도입된다고 하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학생을 여전히 매로 다스리며 교육할 수 있을까? 결코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바로 교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교사가 훌륭한 학생을 만들 수 있듯이 지금 교직에 서 있는 교사들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신문에서 얼마 전 나온 기사처럼 먼저 상담교사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겠다. 내 생각에 학생들의 저런 이상행동은 자신들의 욕구분출을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해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학생들과 상담교사와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학생의 욕구분출이 올바르게 해소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이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 질 수록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며 헌신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표의 세번째에 나와 있는 것 처럼 문제 발생 후 처벌에 집중하는 것 보다 예방에 힘을 쏟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사건들이 크게 이슈화 되었으므로 각 학교에서는 문제발생가능성을 파악하고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교사에 초점을 맞추어서 글을 썼지만 비단 교사의 문제뿐만은 아니다. 학생의 책임도, 사회의 책임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교사들이 학생들과 가장 밀접하게 붙어있을 수 있고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교사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뿐만이 아니라, 공교육이 무너져간다, 학교 교육이 힘을 잃어간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이 책에 있는 훌륭한 교사들의 특성이 현직 교사, 예비 교사들에게 잘 갖추어져 학생을 살리고 학교를 살리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옮긴이 송형호 선생님을 작년에 교직수업을 들으면서 직접 뵌 적이 있다. 50대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소통하며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정말 잘 아는 분이셨다. 수업 때 활용한다는 여러가지 물건들도 보여주시며 강의를 해 주셨는데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고 도전이 많이 되었다.

 

아래 링크는 조선일보에서 송영호 선생님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15/2010021500729.html

디지털로 소통하니 '문제아'가 없더라

해직했다 돌아오니 '교실 붕괴'

"수업 때 딴 짓 아이들 살리자"

동영상 교육에 채팅하며 대화

꼴찌·반항아들 눈빛 초롱초롱

 

"학생은 혼낼 대상이 아니라, 돌볼 대상입니다. '꼴찌'나 '반항아'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어요.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존감'을 키워주는 게 교사의 역할입니다." (송형호 선생님)


2012년 1월 10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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