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94. 너, 진짜 기도하니?, 원 베네딕트 지음, 넥서스CORSS 펴냄

inhovation 2016. 3. 2. 08:59

주기도문의 의미를 아시나요

 

제목이 참...

  제목을 보면 볼수록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너, 진짜 기도하니? 나는 '너'하고 나서 찍은 쉽표 ','가 더 뭔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 너, 진짜 기도하니? 그만큼 기도에 관한 우리의 생각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 아닐까.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본다고 하면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원 베네딕트 선교사의 책 답게 제목도 굉장히 신선하게 선정했다. 이 책 말고도 '너 정말 행복하니'도 있고 '넌 이제 야곱이 아니야'도 있다. 모두 제목이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 책들과 같이 최근에 출시된 '하나님의 짐을 진 사람 아모스'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판매량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제목의 차이가 그만큼 큰 것인가. 아는 '하나님의 짐을 진 사람 아모스'가 제일 기대되는데 말이다. 이게 정말 성경에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 아모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무척이나 궁금하다. 아무튼. 제목에 대한 여담은 이정도로 마치기로 하자.

 

주기도문 = 주문?

  초등학교 때 교회를 나오기 시작해서 가장 먼저 나에게 주어진 숙제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외우기였다. 무슨 뜻인지 확실히는 몰라도 예배 때 마다 사도신경을 외우고 모임 때마다 주기도문으로 마쳤기 때문에 이를 모른다는 것은 정상적으로 예배들 드릴 수 없음을 의미했고 모임의 마지막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은 거의 실수 없이 외운다.(가끔은 꼬일때도...) 교회를 좀 다녔다는 사람들도 주기도문은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뜻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면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개역한글에서는 특히나 어려운 말도 있어서(나라이 임하옵시며 같은) 무슨 뜻인지 애매모호할 때가 있다. 개역개정에서는 '나라가 임하시오며'로 바뀌어 있지만 나라가 임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새번역에서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로 했지만, 아버지의 나라가 온다... 그동안 우리는 주기도문을 마치 모임의 마지막에 외우는 주문과 같이 생각하고 하지 않았나 싶다. 예수님이 가르쳐준 기도,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셨는데, 주기도문이 기도라기보다는 마지막에 다 함께 외우고 마쳐야만 하는 그런 것 정도는 아니었나.

 

원 베네딕트 선교사의 주기도문 강해

  이 책은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 주기도문에 대한 강해설교집이다. 나는 이미 이전에 설교CD로 들었던 내용이었지만 책으로 다시 한 번 접하니 또 새롭고 은혜가 되었다. 한 구절씩 다룬 각각의 장(chapter)에서는 하나님은 어떤 아버지인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는 것에 대해,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는 것 등에 대해 자세히 말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기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기도 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문처럼 다가오는 주기도문이 아니라 우리의 실제적인 생활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신 예수님의 섬세함까지도 느낄 수 있다.

 

제대로 알고 기도하자

  이 책을 읽는다면 예수님께서 중언부언하지 말고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30초의 짧은 기도속에 우리 삶의 중요한 내용들과 핵심적인 기도제목들이 모두 다 담겨있는 주기도문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주기도문의 정확한 뜻과 의미를 아직 잘 모른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주기도문 강해집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기도생활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라 덤으로 기도에 대한 열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s.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한 비유인데(생각한건지 어디서 들은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말씀(성경)과 기도가 나무, 즉, 장작이라면 좋은 신앙 서적은 장작에 불을 쉽게 붙일 수 있게 하는 불쏘시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오래 타고 좋은 화력을 얻기 위해서는 장작이 필요하지만 그 장작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또 불쏘시개도 필요한 것 처럼 우리의 신앙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가 절대적이지만 그것을 돕는 역할을 좋은 신앙서적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ㅎㅎ....본문과는 관련이 크게 없지만 그냥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기도에 대한 열정이 타 오를 수 있게 도와준다는...그런 뜻...

 

새번역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2010년 7월 6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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