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93.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유기성 지음, 규장 펴냄

inhovation 2016. 3. 2. 08:57

예수님과의 새로운 만남

 

이름 앞에 수식어를 떼고나서...

  어렸을 때 부터 교회는 정말 열심히 다녔다. 교회 안에서의 활동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았으리라 자부할 만큼 정말 열심히 다녔다. 특히 내 신앙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스무살 이후부터의 경험을 잠시 나누려고 한다.

  2004년 12월 부터 청년부에서 시작한 '목적이 이끄는 삶 40일 모임'부터 청년부의 여러 활동들, 그 이후로 계속 이어지는 교회학교 교사 생활은 나를 정말 바쁘게 만들었지만 교회에서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톡톡히 박히게 했다. 새내기 때 부터 밀알 찬양단을 하는 것 부터 시작해서 찬양단 리더와 청년부 회장, 엠스쿨 원장과 고등부 총무까지... 항상 내 이름 앞에는 수식어가 있었다. 밀알 리더 이인호, 청년 회장 이인호, 고등부 총무 이인호... 나는 정말 믿음 좋은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불리웠고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2010년, 2009년 청년부 회장을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일들과 여러 사정 때문에 그동안 붙었던 내 이름 앞의 수식어를 모두 떼게 되었다. 청년부에서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고등부에서도 그냥 일반 교사로만 남아 있었다. 2010년 1월 1일부터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토요일에 교회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굉장히 낯설었고 주일에도 그렇게 바쁘지 않다는 것도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렇게 두달 정도 흘렀을까. 청년부 겨울 수련회를 빼면서까지 간 여행과 또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개인적인 생활들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 마음속에 들었다. 간음하다 붙잡혀온 창녀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여러 사람들과 예수님 앞에 끌려갔던 모습처럼 내 모습 역시 벌거벗은 모습으로 예수님 앞에 서 있는 느낌. 부끄러워 가리고 싶지만 가릴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 때 난 내 믿음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었고 그동안 내가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왔던 모습에 내가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년 회장 이인호, 고등부 총무 이인호는 내가 교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지 그것들이 나와 예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어주는 척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4달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예수님과의 관계를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쌓고 있다. 나의 죄와 나의 본 모습, 그동안 내 이름 앞의 수식어로 인해 보지 못했던 나의 속사람을 다시 만나서 온전하게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마음, 이런 마음으로 요즘을 지내고 있다.

 

내가 죽어야 한다.

  하루만에 도서관에서 책을 다 읽었는데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앞에서 말한 그 감정들이 다시금 느껴지면서 내 본 모습이 정말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기도하면서 예수님의 뜻대로 되길 원하면서도 실제로 현장에 와서는 그렇게 되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곤 한다. 진정으로 내 자아가 죽지 않은 것이다. 한 찬양의 중간 멘트가 생각이 난다.

'여러분 정말로 여러분 안에 있는 것을 태우기 원하십니까'

'아멘'

'사랑하는 여러분, 정직하게 반응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정말 나도 이런 결단을 내리고 살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내가 사람들 앞에 부끄럼을 당해야 하고, 자존심이 무너지고, 손해보는 인생이 될 것 같은데 정말로 그렇게 살아야 하는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겉으로는 아멘이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다시 한 번 재고해보는 모습. 그런 우리를 향해 들려오는 음성은 위의 찬양 인도자의 멘트와 같은 것 같다. 정직하게 반응하라.

 

예수님과 십자가, 그리고 천국 복음

  이 책에서는 예수님과 십자가를 말하고 있다. 유기성 목사님이 3대째 목회자 집안에서 자라오고 신학교까지 갔지만 진정으로 알지 못했던 예수님을 다시 한 번 영접한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예수님과 십자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우리에게 복음의 진수를 다시 한 번 맛보게 해 준다. 그리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게 한다. 이 땅에서 지내는 것이 다가 아닌 우리에게 예비되어 있는 천국을 알게 하고 그곳을 바라보게 한다. 그러기 위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책에 있는 내용들이 정말 큰 도전이 되고 본받고 싶은 것을로 가득차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전해 듣고 그냥 알고 있는 예수님이 아닌, "나"의 예수님을 다시 한 번 만나게 해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십자가의 능력으로 살고 싶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요 15:4)


2010년 7월 6일 @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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