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96. 그리스도인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양승훈 지음, CUP 펴냄

inhovation 2016. 3. 2. 12:16

공부하는 것도 예배라고?

 

  방학을 하기 전에 학교 도서관 카트 위에 있는 한 권의 책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스도인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특이한 제목이기도 했고, 그 때 한창 시험기간의 시험에 빠지면서 '공부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심각한 갈등을 하고 있어서 더 눈이 갔는지 모르겠다. 어찌됐건 나는 핸드폰 메모장에 책 이름을 써 놓고 이번 방학에 읽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전, 넘쳐나는 문화상품권을 처분하기 위해 교보문고에 가서 여러 권의 책을 샀다.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이 '그리스도인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이다.

  저자는 양승훈 교수이다. (전혀 개인적으로 알거나 이전에 알던 분은 아니다^^;) 저자소개를 보니 대단한 분이었다. 저자는 KAIST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물리교육 교수로 재직하다 캐나다에 VIEW(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을 설립하였다. 흔히들 과학을 공부하면 기독교 신앙과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왠지 이 책에 더 기대가 되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과학자로서 신앙을 고백하고 또 둘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였을지가 매우 궁금하였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장은 사슬고리가 연결되듯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된다. 먼저 1장에서는 21세기의 시대상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리고 나서 성경적 앎과 공부에 대해, 학문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그리스도인으로 어떤 자세로 학문을 연구해야 할지, 더 나아가 과학, 기술 등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의 학문적 소명을 제시함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 있다. 학문의 세속화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 논문(이인희, 10장)과 부록(헤르만 도여베르트, 학문의 세속화)도 있지만 나는 대충 읽고 넘겼다, 내용이 아직 재미가 없었고 어렵고 지루한 말들이 많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기도 했고 대체로 쉽고 이해가 잘되어 단숨에 읽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원론적 사고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과 공부하는것도 예배라는 저자의 주장이었다. 우리는 공부와 신앙은 별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입장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하나님의 시각에서, (저자의 말로 표현하면) 기독교적 관점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에서는 계속해서 강조하고있다. 이 부분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개인이 잘 세워야 하는 것 같다. 자신의 전공을 기독교적 철학으로 풀어내야 하는 부분 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모든 학문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밝혀내는 도구로서 생각하였다.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자연과학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들의 마음도 창조하셨고 이 사회도 창조하셨기 때문에 심리학이나 사회학 같은 학문도 하나님의 창조셰계를 연구하기 좋은 학문이라는 식이다. 이러한 견해를 읽으며 매우 신선하면서도 창의적인 것 같아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대학 이상의 공부를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좋은 책인것 같다. 글의 난이도나 이해도를 살펴보았을 때 고등학생이 읽기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으나 글의 내용을 보면 대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대학원 이상의, 학문을 심도있게 파고든다 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성경에서는 무엇을 하든지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했는데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 처럼 그리스도인들은 공부하는 것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한다. (결코 공부를 잘하라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 제도에서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정말 단편적이고 일부분의 지식만 재고 있으므로 고등학교 이하의 좋은 성적이 진정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자신의 전공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생각해 보며 그 안에서 사명을 찾아야 하겠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잘 정립하여 공부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데 힘써야 하겠다.


2011년 2월 4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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