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71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강 펴냄 2013년 초,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공원에서 처음 이 그림을 봤다. 그런데 '내가 아는 그림인데!'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엄밀히 따지면 처음 본 거는 그 이전일테고, 내 기억에 뚜렷이 남은 때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봤을 때였던 것이다. 진지 귀고리 소녀. 그림의 제목답게 이 그림은 검은 배경에 진주 귀고리 소녀가 있는 것이 전부이다. 동그랗게 뜬 눈, 오똑한 코, 붉은 빛을 띄지만 과하게 빨갛지 않은 입술, 어둠 속에서 살짝 빛나는 진주 귀고리. 검은색의 배경이 모든 것을 튀지 않고 도드라지게 만들어 주고 있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그는 오직 3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