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

71.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열림원 펴냄

inhovation 2016. 2. 29. 23:10

난 용서 했는데 넌 아직도 왜...


※ 본 리뷰에는 책의 줄거리가 드러나 있습니다.


  소설입니다. 5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장편 소설.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울것만 같고(진짜로 울진 않고), 너무나도 안타깝고, 정말 제 모든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소설은 안읽고 관심도 안 갖는데 이 책은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지갑에 들어있는 문화상품권을 어떻게든 써보려고 서점에서 베스트 셀러 중 한 권을 '그냥'고른 선택이 이렇게 큰 감동을 줄 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미르라는 아이입니다. 나중에는 어른으로 성장하지만. 그리고 그의 하인이자 친구인 하산 역시 중요한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정말 형제나 다름 없이 지내던 두 아이에게 중요한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연싸움에서 마지막으로 끊어진 연을 주워오는(연싸움에서 끊어진 연을 줍는게 아프가니스탄의 전통인 듯 합니다. 특히 마지막으로 끊어진 연을 주워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인듯) 하산이 불량배들과 마주치게 된 것입니다. 불량배들은 하산에게 연을 달라고 하지만 하산은 아미르를 위해 주워오는 연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하자 불량배들은 하산을 강간합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아미르는 몰래 도망을 치고 맙니다.

  이후로 아미르는 자신이 겁쟁이 같이 도망쳤다는 죄책감 때문에 괜히 하산을 싫어하게 되고 집에서 도둑으로 내몰아 하산의 가족이 집을 떠나게 만듭니다. 이후로 아프가니스탄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게되고 사정이 나빠지자 아미르와 그의 아버지는 온갖 위기를 겪으며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아미르는 미국에서 학교도 졸업하고 작가로 활동하며 결혼도 하고 아버지를 지병으로 여의게 됩니다.

  얼마 후, 아미르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자신에게 큰 힘이 되었던 아저씨를 통해 하산과 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산이 항상 아미르를 그리워 했고 기억하며 자신의 아들에게도 아미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는 아직 더 많이 있지만 제가 필요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이기 때문에 결론까지 쓰지는 않겠습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아미르와 하산은 매우 친한 친구였지만 하나의 안좋은 사건으로 말미암아 아미르가 하산을 일방적으로 미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산은 안좋은 사건 이후에도 계속해서 아미르를 따르고자 합니다. 결국 아미르와 하산의 관계는 깨어지게 되고 아미르는 하산을 잊으려 노력하며 괴로운 날들을 보내게 됩니다.


  이 관계를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와 비슷 한 것 같습니다. 하산은 하씨니까 하나님, 아미르는 우리들. 잘 나가던 신앙 생활 가운데에 어떤 사건 또는 잘못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살짝 틀어진 적은 없으십니까? 이 때 우리는 그 찝찝함 또는 죄책감에 휩싸여 일부러 하나님을 피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왠지 예배나가기가 꺼려지고 왠지 성경읽고 기도하는 일도 아닌 것 같고. 마치 하산을 미워하는 아미르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 때에도 변치 않는 사실은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용서의 손길을, 회복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산이 계속해서 아미르를 따르려 했던 것 처럼. 둘이 헤어진 다음에도 하산은 아미르를 그리워했던 것 처럼.

  문제의 해결책은 많이 있었습니다. 아미르가 하산과 진지한 대화를 했을 수도 있고, 그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을 수도 있고, 또 앞어 말한 아버지의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미르는 이 모든 것을 버린채 마냥 하산이 자기 곁을 떠나기만을 바란 것 입니다.

  혹시 우리도 하나님이 내 곁에 안계시길 바랬던 적은 없습니까? 그러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고 괜찮을 것만 같은데 하나님 때문에 불편했던 적 말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산이 떠난 다음의 아미르의 모습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하산만 안보이면 마음이 편할것 같아 결국엔 하산을 모함하여 그를 내쫓지만, 계속해서 아미르는 하산을 배신한 것을 잊지 못하며 괴로워합니다. 학교를 졸업해도, 직장을 잡아도, 결혼을 해도 말입니다.

  하산은 아미르가 안좋은 사건이 있더라도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며 함께 놀아주길 바랬지만 아미르는 그를 피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직은 죄 가운데 있을 지라도, 아직은 실수하고 불순종 해도 우리와 함꼐 관계맺기를 원하십니다.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며 간절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을 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하나님께 털어 놓으며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가 이런 널 사랑하기 때문에 십자가에서 내 사랑을 이루었다. 내게로 돌아오너라."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2008년 9월 25일 @gg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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