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이야기

학술지 논문 심사 결과 Transfer에 숨겨진 의미

inhovation 2022. 11. 23. 10:36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통과하고 느낀 점 3가지

2022년 6월 16일 약 12시 20분 경. 박사논문을 통과 했다. 1차 디펜스 의견을 다 반영 했는데도 예상치 못한 질문이 이어지고 예정된 발표 시간을 훌쩍 넘기고 밖에서 대기하는 동안, 떨어질 수도 있

inhovation.tistory.com

그러나, 이후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몇 달 동안은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위논문을 정리해서 투고하는 과정이 계속 되면서, '졸업'에 대한 스트레스만 없고 공부는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물론, 졸업하면 공부 안해, 라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직 '박사로서' 자리 잡지 못한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지 공부에 들이는 '노력의 양'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거나 하지 않았다.

 

요즈음, 학위논문을 정리해서 요즈음 계속 투고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 한 달 사이에 reject을 세 번 받았다. 하하하....몇주 전에 한번, 이 논문을 다른 곳에 지난주에 넣었는데 바로 오늘 reject. 또 다른 논문도 한 달 전에 넣었는데 어제 reject. ㅋㅋㅋ... 정확히는, 세개 중 두개는 transfer다.

학술지에 투고한 논문 심사 결과의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transfer라는 것이 있다.

환승. 갈아탄다는 건데, 투고한 논문에서 다른 논문으로 갈아타도록 제안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표면적 의미. 우리나라 학술지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고, 해외 학술지의 경우 출판사를 끼고 있어서, 같은 출판사 안에 있는 다른 논문으로 해당 논문을 투고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 바로 transfer이다. 장점은, transfer 대상 학술지로의 투고는 처음 투고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정보들이 연동되므로. transfer 메일은 이런식이다.

 

Dear Dr {투고자 이름}:

I regret to inform you that our reviewers have now considered your paper

but unfortunately feel it unsuitable for publication in {학술지명}.

The Editorial Board has read your manuscript with great interest,

but found it to be not within the scope of our journal.

You are of course now free to submit the paper elsewhere should you choose to do so.

Your manuscript may be better suited to one of {출판사명}’ other journals,

and the {출판사} editorial team might be in touch with some specific suggestions.


Thank you for considering {학술지명}.

I hope the outcome of this specific submission will not discourage you

from the submission of future manuscripts.

Sincerely,

 

그리고 시스템에서도 transfer 메뉴가 생기고 학술지를 선택하게끔 상태가 바뀌어 있다.

 

처음에 이 transfer를 받았을 때 약간 긴가민가했다. 알고는 있었는데 실제 내가 이런 결과를 받으니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일까. 대학원 다닐 때 듣기론, 분야를 조금 잘못 넣었을 때에는 이렇게 제안해주기도 한다는데... 그러나 나는 교수님하고 같이 투고 할 곳을 정하면서 꼼꼼히 살펴보았기 때문에, 핀트가 완전 맞지 않지는 않을텐데...하는 생각...

 

그리고 혼자 그 transfer를 제안한 학술지 목록을 살펴보는데 약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투고한 곳의 IF가 예를들어 3점대였는데, 다 3점대 이상으로, Q1에 있는 학술지까지 Transfer하길 추천한 것이었다...!!! 혼자 김칫국이긴 했는데, '아니, 내 논문이 이렇게 뛰어나서 더 높은 곳에 넣으라고 Transfer 결정이 난건가???'하는 생각...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긴 하지만, 막 신이나기도 하고 그랬었다.

 

그러나 다음날, 지도교수님께 이런 말씀을 드리니 바로 답장이 왔다."별 의미 없단다. 그냥 리젝이란다."ㅋㅋㅋ...교수님께서도 transfer로 해보셨는데, 바로 다시 desk reject 되는 경우가 많았고, 에디터도 기분 나빠 한다고... (서로 기분이 나쁜...?)

 

생각해보니, 완전 reject이라고 대놓고 하긴 뭐 하니까 transfer로 해놓고 다른 곳에서 reject을 받게끔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마치, 남녀 사이에, 누군가 대시를 하면, "다 괜찮으신데, 저 말고 다른 분 만나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아이유 라든지..." 뭐 이런 느낌...??ㅎㅎ 이걸 보고 다시 위에 메일을 읽으면 딱 맞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생각한 것 +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 을 생각해 보면, transfer = reject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할 것 같다. (혹시 transfer 했는데 accept 된 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