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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나는 너의 하나님, 너는 내 백성 (렘 31:1-9)

inhovation 2024. 8. 5. 07:21

"나는 너의 하나님, 너는 내 백성."
어제의 말씀에 이어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동일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광야 시절 이야기.
...
시간을 거슬러, 예레미야를 통해 광야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 이야기는 어떤 느낌일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찾아보니 시기적으로는 대략 1천년까지도 차이가 난다. 지금, '고려시대' 이야기를 하는 셈인데... '그때 몽골군이 쳐들어왔잖아...' 조선시대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고려시대?
나는 역사의식이 없는건지, 약간 '어쩌라고' 느낌이긴 하다.
(뭐... 지금의 내 기준으로만 단정지을 수는 없겠다.)

어찌됐건, 다시 광야 이야기로 돌아와서. 왜 그 힘든 시기를 기억하라고 다시 이야기 할까 생각해보니, 그때가 가장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만 의지하며,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가장 많이 경험했던 시간이기 때문일 것 같다. 광야... 광야... 광야를 생각하다보니, 나의 짧은 인생에서의 광야시절이 생각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쌩뚱맞게 청라 호수공원이 떠오른다.

여름이었다.
주말에 당시 5살 둘째랑 청라 호수공원에 남겨진 적이 있다. 아내랑 첫째는 학교친구 모임에 가고, 우리는 청라에 차도 없이 남겨졌다. 이따 근처 홈플러스에서 만나 저녁을 먹자는 약속만 하고... 진짜 엄청 더웠다. 자전거+트레일러를 빌려서 타고다닐까도 했는데, 이 땡볕에 운전자도, 탑승자도 한시간 내내 더 고생일 것 같았다. 청라 호수공원, 좋은 곳이지만, 그늘이 많이 없다. 커널웨이를 걷고 걸었다. 중간에 이디야에서 팥빙수도 먹고 시원한 실내에 있으려 했지만, 답답해서 나가자 한다. 더워서 또 지쳐 걷질 못한다. 안고 편의점에 가서 쥬스를 마시며 조금 앉아있었다. 또 다른대로 가자 한다. 다리 밑 그늘에서 운동기구를 보고 놀다가 누워서 조금 잤다. 오래 못자니 또 커널웨이를 걸었다. 저녁은 같이 먹을줄 알았는데, 갑자기 모임에서 먹고 온다 해서(...) 저녁까지 둘이 홈플러스에서 먹었다. 그리고 어둑어둑해지고 나서야 겨우(?)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하온이가 이걸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무 생생하다. 커널웨이를 쭉 따라 걷기만 하면 약속의 땅, 홈플러스가 나오는데, 바로 쭉 가지를 못했다. 조금 걸으면 목말라, 조금 걸으면 쉬마려워, 조금 걸으면 힘들어, 못걷겠어, 안아줘, 3콤보. ... 나도 너무 힘든데...ㅠㅠ 그래서 중간에서 여기로 빠졌다 저기로 빠졌다 했다. 그런데 중간중간 들렸던 곳에서 하온이는 순간순간 너무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다. 그때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니 찐미소 이하온이다.

하온이가 나중에 기억을 못해도 나는 가끔 그때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 하고 싶다. 너가 이때 갑자기 쉬마렵다고 해서 화장실까지 아빠가 안고 엄청 뛰어갔잖아. 너가 이때 못걷겠다 해서 아빠가 안고 계속 걸어다녔잖아. 우리 이디야에서 팥빙수 한개 나눠먹었잖아. 그때 진짜 더웠는데 시원하고 맛있었잖아. 운동기구에서 우리 같이 놀았잖아. ...

"나는 네 아빠, 너는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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