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메시지 구약 모세오경, 유진피터슨 지음, 복 있는 사람 펴냄
The Message는 무엇인가?
성경에는 수 많은 버전이 있다. 영어로는 King James Ver., New International Ver., New Linving Translation 등등이 있고, 한국어로 번역된 성경도 오래된 개역한글판부터 시작해서 개역개정, 쉬운성경, 우리말성경 등등이 있다. 오늘 독후감을 쓰는 메시지(The Message)역시 이러한 번역판 중의 하나이다. 기독교 신앙서적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은 한두번쯤 꼭 들어봤을만한 유진 피터슨이 바로 이 번역의 주인공이다. 책 날개에 소개된 바로는 유진 피터슨은 젊은 시절 신학공부를 하다 1980년대 초 교인들과 성경을 공부하며 성경 원문의 생생한 의미를 전달해 줄 방법을 고민하다 갈라디아서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 교인들과 함께 읽었다. 이것이 새로운 갈라디아서 번역과 설교를 담은 '자유'(Traveling Light)이고 '메시지' 신약의 시초가 된다. 이후 유진 피터슨은 신약성경 전체를 번역하게 되고 1993년 '메시지' 신약이 출간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계속되었고 2002년 7월 '메시지' 신구약 완본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에 '메시지' 신약이 번역되어 처음으로 선보였고 올해 5월에는 바로 이 '메시지' 모세오경이 출간되었다. 현재도 남은 부분들은 번역중에 있고 예정대로라면 2011년 12월에는 시가서와 예언서가, 2012년 10월에는 역사서, 그리고 12월에는 신구약 완간본이 출간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메시지 신약과 모세오경을 다 읽어서 남은 부분들도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쉬운 성경보다 더 쉬운 The Message
이미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읽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봤을 땐 아직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메시지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성경을 현대어로 재해석하여 다시 쓴 것이다. 여기에서 종종 어떤 사람들은 번역의 문제를 일삼기도 한다. 성경의 원문의 뜻 보다 유진피터슨의 사상과 생각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메시지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의견에 물론 나도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미 성경에 대한 어느정도의 지식과 통독을 한 배경으로 메시지를 읽다보니 기존의 성경(개역개정)의 문체적 특성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보단 훨씬 더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내용이나 의미 파악에 있어서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정말 하나님이 나에게 쉽게쉽게 바로 옆에서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이러한 것은 메시지 신약을 읽을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신약에 대한 내용은 다음 리뷰에서 쓰도록 하겠다(과연 언제 쓸지;;;...ㅋ).
메시지는 기존 성경과는 달리 절 개념을 탈피했다. 기존의 성경은 3장 2절과 같은 형식으로 매우 잘게 쪼개져 있다고 한다면 메시지는 3장 1-4절과 같이 하나의 같은 맥락을 이루는 단락을 중심으로 나누었다. 다시 말해 성경에서 ○표시가 되어있어서 묶인 부분을 중심으로 나누어 표기했다. 물론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한 절만 표기한 곳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한 절이 하나의 독립적인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1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 12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하늘에 올라가서 그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할꼬 할 것이 아니요 13 이것이 바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그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할꼬 할것도 아니라 14 오직 그 말씀이 네게 심히 가까와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신 30:11-14, 개역한글)
"11-14 내가 오늘 여러분에게 명령하는 이 계명은 여러분에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여러분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계명이 높은 산 위에 있어, 누가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그것을 가지고 내려와 여러분의 수준에 맞게 풀이해 주어야, 여러분이 그 계명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그 계명이 바다 건너편에 있어, 누가 바다를 건너가서 그것을 가져다가 설명해 주어야, 여러분이 그 계명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그 말씀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입 속 혀처럼 가까이, 가슴 속 심장처럼 가까이 있습니다. 그러니 바로 행하십시오!" (신 30:11-14, 메시지)
가장 명확한 차이는 가장 마지막 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역한글의 경우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정도로 쓰여있지만 메시지는 이것보다 훨씬 더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그러니 바로 행하십시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다가오는 것은 메시지이다. 직접 나에게 강하게 말씀하시는 성경의 음성이라 해야할까?
이 외에도 메시지에서는 각 권(창세기, 출애굽기 등)의 전에 개괄적인 설명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물론 이는 너무 저가의 성경이 아니면 기존의 성경에서도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좀 더 고가의 성경의 경우에는 여기에 원색 그림이나 사진, 지도 등도 포함되어있다. (내가 쓰고 있는 성경은 이런 설명이 없다. 심지어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의 말씀도 검정색이다;;....ㅎ) 메시지에서도 각 권의 중요한 구절과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이러한 설명도 나에게는 메시지를 읽어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충애굽기의 머릿말 중에는 이런 말이 쓰여있다.
...
출애굽기의 반 정도(1-19, 32-34장)는 가혹한 학대를 받던 미천한 한 민족이 종살이에서 건짐 받아 자유로운 삶으로 옮겨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나머지 반(20-31, 35-40장)은 구원받은 삶, 곧 자유로운 삶을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세심하게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원 이야기는 이 둘 중 어느 한쪽이라도 없으면 온전하게 될 수 없다.
출애굽기의 앞부분은 상당히 재미있다. 영화 '이집트 왕자'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절반이 지나가면 엄청난 시험이 찾아온다. 각종 규칙과 수치들이 등장하면서 '이것을 꼭 읽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러나 머릿말에서는 구원받은 삶, 자유로운 삶에 대한 훈련이라는 말을 써 놓았다. 물론 메시지로도 읽으면서 약간은 지루하긴 했지만 저러한 생각을 갖고 읽으니 한결 마음이 편하고 지루하다고만 생각이 들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메시지 모세오경에서 발견한 점은 (쉬운성경이나 우리말성경에서도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숫자표현을 정말 숫자로, 도량형의 표현을 현대식으로 바꾼점이다.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 바로 앞에서 언급한 부분에서 지루함이 상당부분 감소된다. 규빗, 장 등의 표현보다는 미터, 센티미터의 표현으로 읽으니 상상하기도 쉬웠다. 인구조사도 '사만삼천오백명이요'와 같은 표현이 '43,500명'으로 표현되니 훨씬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왔다.
The Message를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길
전통적인 기존의 성경과 비교하며 메시지의 장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중간에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말했던 단점...이라기보다 조심해야할 점도 언급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에 달린 몫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메시지는 기존의 성경보다는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오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경이다. 그러나 이것이 성경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준다고 해서 열심히 읽게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말씀에 대한 갈급함과 알고자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으로는 The Messgae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통로를 통해서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귀한 음성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8월 11일 @inho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