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
※ 본 리뷰에는 책의 줄거리가 드러나 있습니다.
'연금술사'는 매우 유명한 책이다. 나는 잘 몰랐다. 출판된지도 10년이 다 되었다. 왜 몰랐을까... 교보문고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어서 사와서 책도장까지 다 찍었는데 동생 책꽂이에 이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완전... 관심이 없었던거지... 어찌됐건.
나름대로 제목은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정해봤다. 기독교 서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인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주인공인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를 만난 살렘의 왕 멜키세덱(성경에서는 멜기세덱)은 창세기에서 신비스러운 존재로 등장한다. 그리고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명령만 하시옵소서'하는 백부장 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우림과 툼빔도 성경에서 나왔던 것이고. 그리고 꿈을 믿는 남자로 사막의 사람들에게 전설속에 남은 요셉까지! 모두 알고 있었던 이야기라서 책을 읽으면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어떻게 이런 성경의 이야기를 이렇게 접목시킬 수 있는거지? 진짜 짱이다...ㅋㅋ'
그러나 기독교적인 요소는 책에 나오는 이런 이야기 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계속해서 꿈, 자아의 신화(?)를 찾으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마치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작가가 기독교인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또 내가 생각했던 의도로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느꼈다. (모든 사람들이 책을 읽고 느끼는 점은 다른거니까^^ㅋㅋ)
'연금술사'는 일단, 재미있다. 매우 재미있다. 과외하면서도 문제 풀으라고 시간 주고 그 틈을 이용해서 계속 읽었다. 이사람 저사람이 작가 파울로 코엘료를 완전 칭찬하는게 공감이 될 정도로.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를 향해 나아가는 산티아고의 여정을 보면서 내가 걸어온 인생,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매우 어렵다. 그래도 재미있다. ㅋ. 결국, 쉽고 재미있지만 쉽고 재미로만 끝내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책을 읽으며 인생을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든다고 해야 하나?ㅎ
몇 가지 느낀점을 써 본다면, 우선 과감한 결단이다. 산티아고는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꿈을 찾기 위해,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 양치기를 그만둔다. 사모하는 여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들과 헤어지는 것이 조금은 슬프지만 양을 모두 팔고 떠난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여차저차 해서 얻은 안정적인 일자리인 크리스탈 가게에서도 어느 정도까지만 일을 하고 또 떠난다. 그리고 최고 결단, 오아시스에서 사랑도 보류한 채로 떠난다. (연애중인 나는 그 심정이 이해되며 매우 대단한 결정이라고 감탄하며 읽었다. 진짜, 사랑을 보류하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아, 그리고 처음에 양치기의 삶을 선택한 것도 과감한 결단이다! 이러한 결단을 통해서 힘든 여정들이 계속해서 찾아왔지만 피라미드를 보았고 내면의 소리, 우주의 언어, 뭐 이런 것들을 이해하게 되고 알게되고 체험하게 된다. 여기에는 계속되는 갈등과 결단이 있었다. 결단, 중요하다.
그리고 산티아고의 마음과 참 공감이 되었던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결단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꿈을 향해 나아갈 때에 참 힘든 것이 '이만하면...' 이라는 생각 같다. 또는 높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다가 드는 생각이 '그것은 불가능해, 이것이 나에게 맞는 삶일꺼야...'라는 생각은 아닐까. 산티아고에게도 이러한 순간이 몇 번 있었다. 크리스털 가게에서 완전 잘 적응하고 돈을 완전 잘 벌고 있을 때, 그리고 오아시스에서 첫눈에 반한 여인을 만났을 때.
나에게도 꿈이 있다. ㅎ. 음... 지금 내 상황보다 더 높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꿈. 그런데 그 꿈을 이루기가 너무 힘들 때가 있다. 소위 말하는 슬럼프, 지칠 때?ㅋ 이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지금 상황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꿈을 좀 접는 때. 아- 설명하긴 힘들지만....ㅋ 산티아고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정도면 많은 것을 이루었고 좋은 경험도 많이 했으니 되었다'라는 생각. 그러나 산티아고는 계속해서 피라미드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선다.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배워야겠다.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그 꿈대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앞에서 다루었던, 하나님의 음성에 계속해서 귀 기울이는 것. 일반 독자들은 이런 것을 영혼의 소리, 마음의 소리로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하나님의 속삭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귀 기울이지 못해서 잘 듣지 못한다는 것. 주인공 산티아고도 우주의 언어를 처음부터 잘 안 것은 아니다. 하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점차 우주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고 마지막, 바람이 되는 장면에서는 진짜 대박 이해하게 된다. 바람과 이야기하고 해와 이야기 하는... 굉장히 인상깊었다. 바람이 안될줄 알았는데 진짜 바람이 된 부분.
이처럼 우리도 하나님과 항상 소통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나아가는 삶, 이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예비하신 일을 이루시며 그분 나라의 확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읽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다.ㅋ 더 생각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곱씹고 싶은 책. 이렇 책이 흔치 않은데...ㅎㅎ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연금술사.
2011년 2월 24일 @inho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