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부자사전, 허영만 그림, 위즈덤하우스 펴냄
이렇게 해서 부자가 되고싶은 마음은...
단숨에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내린 종합 결론이다. 책의 내용을 모든 '부자'들에게 일반화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직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불법과 부도덕을 통해서 돈을 모은 사람들의 사례까지 모두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꼬릿말과 함께. 물론 모든 판단과 선택은 독자의 몫이지만 나에게는 'NO'이다.
이 책은 한상복씨의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을 만화가 허영만씨가 다시 그린 것이라고 한다. 나는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은 보지 않았고 아는 분의 추천으로 이 책을 사서 읽었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 막상 사려고 교보문고에서 펴보니 만화책이어서 순간 놀라긴 했다. 그래도 웹툰도 좋아하고 해서 더이상의 거부감 없이 책을 샀다. 책을 읽으면서...라는 표현보다는 만화를 보면서...라는 표현이 더 잘 맞겠다. 만화를 보면서..^^; 몇 년 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한 때 성경보다 더 큰 감동을 주면서 펀드, 주식 모두 투자하게 해서 날 매우 겸손하게 만든 책ㅋㅋㅋ '부자사전'의 내용은 이러한 재테크 책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부자들의 노하우, 부자가 되는 방법 및 습관들이 만화로 있는 것이다. 시간때우기 아주 좋고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부자사전'에는 정말로 충실하게 대한민국에서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한국의 부자들'을 바탕으로 모두 허영만씨가 (다시) 인터뷰하고 그려낸 것 같다. 등장하는 부자분들 중에는 존경할 만한 분도 있었지만 어떤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해서 돈을 모을 수가 있지? 정말 씨X XX 개XX다.'라는 욕도 절로 나왔다.(개XX 앞에 있는 세 단어는 모두 강조를 나타내는 말....ㅋ....;;) 책의 말미에 허영만씨가 약간의 정화성 멘트를 덧붙였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도덕성, 인간성을 외면하고, 부자가 된들
부자가 아닌 사람들보다 잘 먹고 잘 쓰는 것 외에 무엇이 나은 인생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정말 그렇다. 부자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살다 보면 부자라는 타이틀 이외의 것을 놓치게 될 것 같다. (물론 난 부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최근 갤럭시 S 인가? 한 광고가 생각난다. 버스에서 스마트 폰에 나오는 아이유에 집중하다가 실제로 버스에 탄 아이유를 못보고 넘어가는 한 남자. 너무 부자, 부자를 외치다 보면 부자는 될지 몰라도 부자밖에 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가난하게 살아야 할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자로 살 수도 있고, 가난하게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그 가난을 한탄하며 주눅들어있고 패배자처럼 살면 안 될 것이다. 부자라면 그 부를 축척하는데 있어 정직하고 공정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없는 사람들에게 더 베풀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부자만을 외치면서 살아가는 이 시대에, '부자사전'은 어느정도의 지침서가 될 수 있겠지만 가려 읽어야 할 부분은 지혜롭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음... 조금 나쁜 이미지로 독후감을 쓴 것 같은데 그렇게 나쁜 책만은 아니다.^^: 중간에 좀 그런 부자들이 있어서 화가 났을 뿐.
아직 읽지 않은 책, '기독교 경제학'(이근영 지음)이 있는데 '부자사전'과 어떻게 많이 다른지 비교해 봐야겠다. 아, 먼저 언급한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는 저자 정철진씨는 예수님을 믿는 분 같아서 그런지(머릿글에서 봤음) 비윤리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달란트 비유를 통해 경제원리를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었나...? 아무튼 그랬다.
아- 아무튼, 근데 '부자사전'은 거침없이 모두 드러냈다. 어쩌면 이 책이 더 솔직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ps. 처음에 시작하는 뉴질랜드 양털 이야기는 매우 감명깊다. 아는 분의 추천도 이 이야기 때문에 이 책이 언급됐는데 양털 이야기는 정말...묵상할수록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생각이 많다!
ps2. 역시, 아는분이 살짝 언급하셨는데, '부자사전' 좀 야하다! ;;;;;;; 그림 중간중간에 재미를 위해서 19세스러운 그림들이나 멘트들이 있는데....물론 재미있지만...........^^;;;;;;;;;;;;;;;;;;;;;; 어제, 이 책 다 읽으면 어머니께서 빌려달라고 하셨다. 일하는 곳에 가서 사람들 읽어준다고. 헐;;;;; 어머니께 이 책 재미 없다고 읽지 말라고 해야겠다.
......ㅋ
2011년 2월 18일 @inho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