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야기/독후감 III

95. 나의 감사, 한경직 지음, 두란노 펴냄

inhovation 2016. 3. 2. 09:02

한 평생을 오직 감사로 살아온 사람

 

  근래에 읽어본 책 중에 나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경직 목사님이 인생을 회고하며 감사한 목록들을 적어놓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얼마나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았다. 1902년에 평안남도에서 태어났을 때 부터 1950년 즈음, 피난민에 섞여 남으로 내려왔을 때 까지의 삶을 회고하며 하나님께 감사한 것들을 적었는데 그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우리가 특별히 여기지 않는 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 부터 폐병에 걸려 앓게 된 것도 감사의 목록으로 다루어 이야기 하고 있다.

(1950년 이후의 일은 한경직 목사님께서 남겨놓으신 자료가 없는 것인지, 아직 발견이 안되어서인지 이 시기의 이야기는 책에 있지 않다. 감사의 삶을 깨달아 알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끊겨서 무척이나 아쉬웠다. 속히 남은 이야기도 책으로 나오길 원한다.)

  400페이지정도 되는 약간은 두꺼운 책이지만 나흘에 걸쳐 도서관에서 조금씩 읽어나가서 오늘 오전에 마침내 다 읽었다. 특별 부록으로 책 뒤쪽 커버에 육성 유언 CD가 있어서 이것도 들어보았다. 책 뒤에 이 육성 유언이 글로도 써 있지만 그 음성으로 다시 들으니 느낌이 새로웠다. 나이에 비해 굉장히 또박또박하고 뚜렷한 음성이 내 귓가에 아직도 맴돈다. 특별히 맨 마지막에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로 유언을 마치는데 그 기도문 가운데 한 문장이 나의 가슴 속을 파고 들었다.

'이 부족한 죄인의 일생을 생각할 때 무엇으로 다 감사를 드러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 감사합니다.'


  남 부끄럽지 않게 일백년을 살아가신,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전심전력으로 일하시다 돌아가신 한경직 목사님이 자신을 부족한 죄인이라 칭하셨는데... 그럼 나는 무엇인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런 고백을 잘 하지 않는 나는 정말 하나님 앞에 교만한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 뿐이다. 한경직 목사님은 진정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사신 분인 것 같다.

  또한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마지막에 '이런 인생을 살기 바란다'는 제목으로 인생을 돌아보며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정리해 말씀해 놓으신 부분이다. 세세한 내용은 책에 잘 나와있고 그 목록만 소개하자면 이렇다.

1.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기 바란다.

2. 선한 청지기의 원리대로 살아야 한다.

3.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

4. 어디서 살든지 나라와 민족을 잊지 말아야 한다.

5.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6.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100년을 사신 인생의 지혜에서 나온 말씀이라 그런지 성경의 '전도서'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주 읽어보며 내 인생을 중간점검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올 해로 한경직 목사님이 하나님 나라로 가신지 10년이나 되었고, (살아 계실 때에도 나는 모르시는 분이었지만) 이렇게 그의 탄생부터 이 책을 통해서 함께하니 책을 다 읽고 유언까지 듣고나니 한경직 목사님이 참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책 뒤에는 이런 문구가 써 있다.

보고 싶은 한경직 목사님!

만나고 싶은 한경직 목사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정말 그렇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나니 보고 싶고 만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살아계셨으면 하는 그리움까지 느껴진다. 숭실대학교에 목사님을 기념하는 '한경직 기념관'이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들러 목사님의 삶의 길을 다시 한 번 따라가 보아야 하겠다.


2010년 7월 14일 @inh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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